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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하드는 제 차에” 메신저, 삼성 노조와해 ‘스모킹건’ 됐다

등록 2018-12-04 16:44수정 2018-12-04 20:38

법정서 드러난 ‘재수사’ 계기
다스 소송비 관련 압수수색 때
직원이 외장하드 빼돌렸지만
깜빡 켜논 사내 메신저 탓 덜미
노사전략문건 등 증거 쏟아져
9월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김수현 공공형사수사부 부장검사가 삼성그룹의 노조와해 공작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9월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김수현 공공형사수사부 부장검사가 삼성그룹의 노조와해 공작 수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사무실에 있는 사람?” “저 있습니다” “책상 위 서류 전부 치우고, 서랍 등 전부 시건해라” “넵 하드(디스크)는 제 차에 넣어뒀습니다” “압수수색 사유는 다스 관련 소송비 대납, 피의자 이명박 이학수” “그걸 왜 우리한테 지X일까” “33층 법무실 터는 중이랍니다” “○○○ 검사 외 21명, 신종균 부회장실 로비까지만 이동” “전무님이 사무실에 있지 말라 하십니다”.

지난 2월8일 저녁 압수수색영장을 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검사와 수사관은 경기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 입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삼성 쪽은 1시간 넘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압수수색에 필요한 직원 명단과 배치표 제공에 시간을 끌었다. 그사이 삼성전자 인사팀 직원 10명은 마치 군사작전처럼 상황 보고, 검사 위치와 이동 상황 등을 사내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주고받으며 ‘증거인멸’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당시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주인으로 알려진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삼성이 대줬다는 의혹을 확인하려던 참이었다. 뒤늦게 아무도 없는 인사팀 사무실로 안내된 검찰 수사관 눈에 인사팀을 지휘하는 송아무개 전무의 컴퓨터 모니터가 들어왔다. 미처 끄지 못한 모니터 화면에는 증거인멸을 모의하는 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당직자인 심아무개씨를 추궁했고, 심씨가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 숨겨놓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7개 등을 압수했다. 이 하드디스크에서 삼성전자가 노조와해를 위해 만든 ‘노사전략문건’ 등이 쏟아졌고, 이는 ‘삼성 2인자’인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32명 무더기 기소로 이어졌다.

이런 내용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김태업)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조합 와해 사건의 두 번째 공판에서 드러났다. 삼성 쪽은 그동안 “검찰이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검찰이 이를 반박하며 압수 경위를 공개한 것이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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