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요·박비나·조아진·최정민 작가
글과 웹툰 3편 담아…10일 출간기념회
글과 웹툰 3편 담아…10일 출간기념회
지난 2002년 경기도 양주에서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희생된 신효순·심미선 양의 이야기가 담긴 웹툰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30일 발간된 효순·미선 추모 웹툰집 <해후>(나무와 숲)는 지난해 효순·미선양 추모 15주기때 발표된 오정요 작가의 글과 박비나, 조아진, 최정민 작가의 그림이 담긴 웹툰 3편으로 꾸려져 있다.
책의 제목이 된 조아진씨의 작품 <해후>는 효순·미선이가 세월호 아이들과 선생님,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을 하늘에서 만나 서로 위로하며 아픔을 치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효순·미선의 죽음을 두 개의 역사적 사건과 연결시켜 아름답게 승화시켰다는 평이다.
최정민씨의 <틈>은 사건 당일 미군들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두 여중생 사건의 진실을 담담하고 생생하게 그려냈다. 30㎝의 ‘틈’만 있었더라면 아이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심정이 읽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수채화 작가로 활동하는 박비나의 <반딧불이의 꿈>은 효순·미선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희망의 불씨인 촛불 이야기를 담았다. 작가는 반짝이는 별처럼 우리는 두 소녀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효순·미선이가 자주·평화의 촛불로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고경일 상명대 교수(만화애니메이션학과)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온 네 명의 젊은 작가들이 효순이와 미선이의 끔찍하고 참혹한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날카로운 글과 그림으로 꼭꼭 눌러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작품을 따라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효순이와 미선이, 세월호와 촛불혁명의 광장을 되짚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효순·미선 양은 2002년 6월13일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에서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운전한 미군 병사에게 미국 법원은 무죄 평결을 내렸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불러와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는 지난해 사고 현장의 땅을 시민 성금으로 구입한 뒤 효순미선평화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박석분 평화공원조성위 집행위원장은 “효순·미선이가 편히 쉴 수 있고, 시민들이 안정적으로 추모할 수 있고, 한·미 관계가 평등하고 자주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이 책이 효순이 미선이를 기억하고 평화공원을 만드는데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는 10일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인근 문화살롱 기룬에서 <해후> 출판기념회를 연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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