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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열 수송관 ‘가장 위험’ 판정에도…난방공사 “수증기 나야 수리”

등록 2018-12-07 18:39수정 2018-12-07 20:37

위험 등급 매기고도 관리 메뉴얼 없어
“땅에서 증기 나와야 굴착해 배관 교체”
사고 지점도 2개월 전 1등급 판정
지열·수증기 등 징후 없다는 이유로 방치
지역난방공사 온수관 터짐 사고가 일어난 지 이틀째인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난방공사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고양/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역난방공사 온수관 터짐 사고가 일어난 지 이틀째인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난방공사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고양/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 열 수송관 파열 사고 이후 한국지역난방공사(난방공사)의 부실 관리·책임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난방공사가 열 수송관 위험 등급을 나누고도 등급별 관리 기준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난방공사는 눈으로 ‘스팀’(수증기)이 확인된 경우에만 땅을 파고 배관을 교체했다. 난방공사가 매년 실시하는 ‘위험현황도 등급’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난방공사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난방공사는 위험 등급과 상관없이 모든 열 수송관을 똑같은 기준으로 점검해왔다. 난방공사는 7일 <한겨레>와 한 통화해서 “위험현황도 1등급 판정을 받으면 (열 수송관 교체를) 따로 검토한다기보다 이상 징후가 발견됐을 때 우선적 보수 대상으로 보고 보수나 교체를 한다”고 밝혔다. 난방공사가 밝힌 이상 징후는 △열 수송관이 깔린 땅과 그러지 않은 땅의 열 차이가 5도 이상 △땅에서 스팀이 발생하는 경우다. 난방공사 고양지사는 “1등급을 받은 열 수송관을 보수·관리하는 특별한 지침은 없다”며 “(육안 검사를 통해) 땅으로 스팀이 올라오면 굴착 방식으로 배관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관을 수리하거나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난 백석역 인근 열 수송관은 사고가 나기 2개월 전인 지난 10월 자체 측정한 위험도 등급에서 가장 위험한 수준인 1등급을 받았다. 난방공사는 열 수송관의 잔여 수명에 따라 위험도가 가장 높은 잔여 수명 1년 이하는 1등급, 1~5년은 2등급, 6~10년은 3등급, 11~15년은 위험도가 가장 낮은 4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열수송관 부실 관리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에 대해 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보통 열 수송관에 미세한 금이 먼저 발생하고 스팀이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갈라지는 징후 없이 수송관이 파열된 ‘이례적인 경우’였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 9월 난방공사에 대한 기관감사를 실시한 뒤 열 배관의 위험 현황도 등급 산정과 유지·보수 업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위험도 등급에 따른 구체적인 대처 규정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위험등급인 1등급에 대한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등급별 관리 매뉴얼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특히 위험도가 높은 1등급의 경우 대응 조처 뒤 시·도 등 관계 기관에 보고하고 관계 당국에서도 재차 확인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열 수송관이 땅에 묻혀 있는 만큼 육안이나 열 탐지기 검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침하 가능성 등 지질 상태도 점검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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