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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또 음주 뺑소니 사망 사고…동승자와 “자리 바꾸자” 모의도

등록 2018-12-24 16:38수정 2018-12-24 20:31

음주운전 단속 현장. 한겨레 자료사진
음주운전 단속 현장. 한겨레 자료사진
경기 의정부서 지난 10일 새벽 24살 피해자 숨져
경찰, 운전자 특가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검찰 송치
피해자 유가족 “뺑소니 모의한 동승자도 처벌해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가운데 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또다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24살 청년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사고를 낸 직후 뺑소니를 모의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눈 사실도 드러나 피해자 유가족은 동승자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새벽 5시께 의정부 예술의전당 근처 일반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운전자 ㄴ(24)씨를 친 ㄱ씨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며 “동승한 남성 1명과 여성 1명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과 ㄴ씨 유가족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ㄴ씨는 이날 새벽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근처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ㄱ씨의 차에 치였고, 또다른 차들에 의해 2차와 3차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ㄴ씨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좋아하는 음악 활동을 하기 위해 밤을 새워 작업실에서 음악 작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ㄱ씨는 사고 직후 달아났다.

경찰은 “ㄱ씨의 차가 ㄴ씨의 오토바이를 친 뒤 ㄴ씨와 오토바이가 모두 도로에 넘어졌다. 이후 3~4분 간격으로 다른 차 두 대가 잇따라 사고 현장을 지나갔는데, 어두운 새벽이라 이를 보지 못하고 ㄴ씨를 밟고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초로 사고를 낸 ㄱ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 이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ㄴ씨의 유가족은 이들은 “ㄱ씨와 조수석에 앉아있던 동승자 남성이 뺑소니를 모의하는 내용이 블랙박스에 담겨 있었다”며 운전자 ㄱ씨와 함께 동승자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ㄴ씨의 외삼촌 이아무개씨는 “블랙박스에 녹음된 내용에 하울링(소리가 증폭돼 소음이 지속되는 현상)이 있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사고가 난 뒤 ‘이러면 감방 가야 하니 자리를 바꿔야 한다’ ‘변호사 선임 등 다 책임질테니 자리를 바꾸자’ ‘아니면 도망갈까’ 등의 내용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도 “블랙박스에 그런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확인했다.

외삼촌 이씨는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는 당연히 잘못한 것인고, 그에 못지않게 동승자도 똑같이 큰 잘못을 했다고 생각한다. 음주운전 차에 동승한 이도 운전자만큼 처벌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최민영 이준희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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