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기획 ‘1919년판 한겨레’를 펼치며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실험적인 신년기획을 선보입니다. 100년 전 오늘로 돌아가 1919년판 <한겨레>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3·1운동 전후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노력을 오늘의 독자들에게 현재 벌어지는 일처럼 생생하게 전해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또 독립운동사와 더불어 당시 국제 정세와 사회문화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기사를 배치해 1919년을 입체적으로 복원할 계획입니다.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간 것처럼 느껴지도록 기사 작법과 편집, 디자인에서도 옛 신문의 분위기를 가미했습니다. 특히 오늘치 신문은 겉장을 따로 떼어내면 온전한 1919년판 <한겨레>가 되도록 제작했습니다.
<한겨레>가 이러한 실험에 나선 이유가 있습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지닌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3·1운동은 충남 천안 아우내 장터 만세시위 등 몇몇 장면으로 박제화돼 있고, 임시정부 역사도 막연한 옛날이야기로 치부되곤 합니다. 생동감 있는 1919년사를 복원해 이를 지금 세대와 공유하는 일이 3·1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는 일이라 믿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1919년의 과거가 2019년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의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1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1차 세계대전을 치렀는데도 당시 세계는 여전히 우승열패와 적자생존이라는 사회진화론을 신봉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3·1 독립선언은 인류가 평등하다는 가치와 세계 평화의 의미를 피지배 민족인 조선인의 육성으로 전 세계에 최초로 알린 선구적 행동이었습니다. 남녀노소에서 장삼이사까지, 기독교에서 천도교, 불교까지 온 민족이 한목소리로 조선 독립을 외친 3·1운동은 남북 관계의 대전환이 벌어지는 오늘날, 평화를 향한 새로운 상상력의 근거가 될 것입니다. 당시는 왕실과 귀족이 엄존하고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이 엄연한 신분 사회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사람만을 위한 왕정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화정을 외친 100년 전 민주주의의 목소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 차별과 위계가 만연해 있는 오늘날,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100년 전 오늘을 마주하는 것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새 희망의 단서를 찾는 일입니다.
신년기획은 지난 100년을 돌아보며 고난이었으되 희망의 증거가 된 우리 역사를 자축하자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일본의 폭력적인 통치 아래에서도 독립의 염원을 놓지 않고 끝내 우리의 정부를 세웠던 1919년의 역사를 이제 자축해보자는 것입니다. 하루하루의 역사를 따라가보며 100년 전 한국인들의 애환에 같이 울고 웃어보자는 뜻도 담았습니다. 이른바 희망의 역사, 역사의 희망입니다.
이번 기획을 위해 <한겨레>는 기획취재팀을 꾸린 뒤 3개월 동안 당시 <매일신보>, 판결문, 심문조서와 같은 1차 사료를 비롯해 100여편의 관련 논문, 50여종의 연구서 등을 두루 참고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 20여명의 자문을 거쳤습니다.
1919년판 <한겨레>는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만이 합법적 언론이던 그 시절, 당대에 발행된 지하신문의 형식으로 조선 민중의 처지를 대변하는 유일한 신문임을 표방합니다. 1988년 창간 당시의 각오처럼 말입니다. 100년 전으로 떠나는 흥미진진한 시간여행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919 한겨레’ PDF로 보기
-자문 교수진-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권보드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최우석 독립기념관 연구원
염복규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정병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
이승렬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 -1월1일치 기사 주요 참고문헌-
이정은, ‘<매일신보>에 나타난 3·1운동 직전의 사회상황’, <한국독립운동사연구>(1990)
염복규, ‘1910년대 일제의 태형제도 시행과 운용’, <역사와현실>(2004)
정병준, ‘3·1운동의 기폭제-여운형이 크레인에게 보낸 편지 및 청원서’, <역사비평>(2017)
정병준, ‘1919년, 파리로 가는 김규식’, <독립운동사연구>(2017)
강덕상, <여운형 평전1>(역사비평사·2007)
김광재, <근현대 상해 한인사 연구>(경인문화사·2018)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권보드래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김정인 춘천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최우석 독립기념관 연구원
염복규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정병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
이승렬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 -1월1일치 기사 주요 참고문헌-
이정은, ‘<매일신보>에 나타난 3·1운동 직전의 사회상황’, <한국독립운동사연구>(1990)
염복규, ‘1910년대 일제의 태형제도 시행과 운용’, <역사와현실>(2004)
정병준, ‘3·1운동의 기폭제-여운형이 크레인에게 보낸 편지 및 청원서’, <역사비평>(2017)
정병준, ‘1919년, 파리로 가는 김규식’, <독립운동사연구>(2017)
강덕상, <여운형 평전1>(역사비평사·2007)
김광재, <근현대 상해 한인사 연구>(경인문화사·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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