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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이 문 대통령에 던진 5개의 질문

등록 2019-01-09 16:41수정 2019-01-09 17:14

“김용균법에 김용균이 없다” “대통령 만나달라”
문 대통령 10일 신년 기자회견 앞두고 질문 던져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사건 한 달을 앞둔 9일 낮 서울 광화문광장 추모분향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사건 한 달을 앞둔 9일 낮 서울 광화문광장 추모분향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충남 태안 서부화력발전소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사망 한 달을 앞두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던지는 5대 질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으로는 죽음의 외주화를 막을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있는 고 김용균 분향소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김씨처럼 업무현장에서 일하다 세상을 떠난 노동자들을 상징하는 영정 손팻말을 들고 문 대통령에게 5개 질문을 던졌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지난달 11일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씨의 죽음을 언론에 처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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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가족 요구 책임자 처벌·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견해는?

대표단은 우선 “대통령님의 결단으로 국회에 조국 정무수석이 출석하면서 일명 ‘김용균법’이 통과되었다”며 “그런데 외주화 금지 업종에는 김용균님의 석탄 운반 업무는 해당하지 않는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숨진 김군의 업무도 마찬가지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으로는 죽음의 외주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유족들은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다시는 용균이의 동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유가족의 요구에 대해 대통령님의 말씀을 듣고 싶다”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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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간제법·파견법 폐지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대표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임시직 3년 후 정규직 전환율이 룩셈부르크 80%, 벨기에 71% 등 유럽 국가들은 70% 전후였다. 그런데 한국은 22%로 OECD 국가 중 꼴찌였다. 한국의 청년들 대다수는 계약직으로 3년 넘게 일해도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쫓겨난다는 뜻”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님은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12년 ‘참여정부 시기에 민생 문제, 비정규직, 양극화 문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은 뼈아픈 부분’이라고 반성했다. 그런데 정부여당은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없애겠다고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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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기업 불법파견 사업장 문제를 바로잡을 의사는?

대표단은 또 “10대 재벌 기업의 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37.2%로, 이 중 간접고용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재벌 기업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라는 나쁜 일자리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울러 “2010년 대법원이 현대 자동차 사내 하청을 불법 파견이라고 판결했다. 벌써 9년이 지났는데 불법파견 현행범인 정몽구 회장은 경찰 조사조차 받고 있지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님은 이제라도 한국지엠, 현대기아차, 아사히글라스 등 불법파견 사업장의 문제를 바로잡을 의사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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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특수고용노동자, 기간제 교사의 노동3권 보장할 의사는?

이들은 노동3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 문제 해결에 대한 대통령의 의사도 물었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했는데 지금 공공부문에서는 ‘가짜 정규직’ ‘중규직’이라는 아우성이 들려오고 있다”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라는 공약을 지키라”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이어 “기업이 노동자를 직접 채용하지 않고, 마치 사장인 것처럼 속여 부려먹는 특수고용 노동자가 국가인권위 조사로 229만명에 달한다”며 “노조 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 기간제교사의 노동3권을 보장할 의사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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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비정규직 대표단과 만나 대화할 생각이 있으신가?

이들이 5대 질문 중 가장 소리 높여 요구한 것은 바로 ‘대통령과의 만남’이었다. “청와대는 기업 사장들과는 만나면서도 비정규직 100인과의 대화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라며 “가장 위험한 곳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고 있는 각계각층 비정규직 노동자들 100명이 대통령과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고 싶다고 한 게 벌써 두 달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김용균씨가 컵라면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과 만납시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 한장을 유품으로 남겼다”며 만남을 거듭 요청했다. 김씨는 사고 발생 두 달 전 ‘비정규직 그만 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의 대화’에 참가 신청을 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었다.

고 김용균씨가 사고 발생 두 달 전 ‘비정규직 그만 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의 대화’에 참가 신청을 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은 모습.
고 김용균씨가 사고 발생 두 달 전 ‘비정규직 그만 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의 대화’에 참가 신청을 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인증 사진을 찍은 모습.
한편 대표단은 “(고 김용균의 죽음 이후) 한 달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구조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기자회견 이후 진행될 투쟁 계획도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 1천명이 ‘1000명의 김용균 1박2일 농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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