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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역대 가장 강력했던 제왕적 대락법원장의 추락

등록 2019-01-12 06:00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자신이 근무했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러 도착하고 있다. 뒤쪽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 반대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에 앞서 자신이 근무했던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러 도착하고 있다. 뒤쪽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 반대하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재판의 독립 없이는 법원이 결코 그 사명을 완수할 수 없고 민주주의도 존속할 수 없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함에 있어 어떠한 형식의 부당한 영향도 받지 않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다 바칠 것을 약속합니다.” (2011년 9월17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취임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1년 대법원장이 돼 박근혜 정부 당시 권력의 정점에 올랐다. 1975년 유신헌법 당시 법복을 입은 지 36년만이다. 그러나 취임사에서 한 말이 무색하게 재판을 정치 세력과의 거래대상으로 삼으려 했다는 정황과 문건이 2017년을 기점으로 밝혀졌다. 11일 양 전 대법원장은 헌정 사상 전직 대법원장 신분으로 첫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 수사로 양승태 대법원 행정처가 개혁적 성향의 판사를 사찰하고 상고법원 설치에 청와대 협조를 얻으려 흥정 방안까지 강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상고법원 추진은 양 전 대법원장의 역점 사업이었다. 상고법원 설치를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의 제왕적 지위를 더욱 강화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법원이 신설돼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고위 판사 수가 늘어나면 인사권을 극대화할 수 있다.

청와대 및 김원장과의 두 번의 독대가 특히 이를 잘 보여준다. 검찰은 양 전 원장이 재판을 매개로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했다고 본다. 박병대 법원행정처 처장 재직 시절인 2015년 작성된 '상고법원 추진 위한 BH 협상 전략'에는 정부에 우호적인 판결이 나열돼 있다. △국가배상 제한 △KTX 승무원 사건 △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등 과거사부터 경제, 노동, 교육까지 사회 전 분야에서 박근혜 정부를 뒷받침했다. 검찰이 확보한 양승태-김앤장 독대 문건에서도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보상 소송의 절차를 논의한 결과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반 년여만에 그는 헌정 사상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첫 전직 대법원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는 논란을 빚은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강행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선 “오해나 선입견을 가지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한 판사는 기자회견의 속뜻에 검찰 수사 결과 자체를 부인하려는 양 전 원장의 시각이 담긴 것이라 분석했다.

법원 내부는 양 전 원장에 대한 실망과 사법부 권위의 추락에 대한 안타까움이 공존하고 있다. 한 판사는 “조금이라도 (양 전 원장을) 존중했던 법관들마저도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보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환을 사법신뢰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판사는 “사회에 남이있는 옛 질서가 구질서가 무너지고 바뀌는 과정으로 보인다. 사법부 독립을 지키면서도 사법행정권에 치중된 힘을 분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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