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아무 말 없이 포토라인을 지나쳐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4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두번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지난 11일 1차 조사에서 일본 기업 강제노역 소송 재판개입 의혹, 법관 인사개입 의혹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조사한 데 이어, 이날 2차 조사에서는 헌법재판소 견제 목적의 재판개입 의혹, 한정위헌 취지 위헌심판제청 취소 압박 의혹, 공보관실 운영비 횡령 의혹 등 남은 혐의들을 조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농단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은 받고 있는 혐의만 40여개에 이른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에 출석해 오전 9시30분부터 저녁 8시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조사에서 혐의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거나 ‘실무진이 한 일이라 모른다’고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튿날인 12일 오후 2시에도 검찰청에 나와 전날 마무리하지 못한 피의자 신문 조서를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 검토했다.
검찰은 1차 조사 후 양 전 대법원장을 한두 차례 더 소환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의 최종 책임자이면서도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만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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