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쇼트트랙 대부’에서 ‘빙상계 적폐’로…전명규는 누구인가

등록 2019-01-22 02:34수정 2019-01-22 20:01

뉴스의 인물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파크텔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최근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파크텔에서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진 최근 논란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쇼트트랙 대부’에서 ‘빙상계 적폐’로….

전명규(56) 한국체대 교수(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에게 따라붙는 과거와 현재의 수식어다.

전명규 교수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출신으로 서울체고와 한국체대를 거쳤고, 1985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 선수로 뛰다가 1987년 24살의 이른 나이에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를 맡았다. 때마침 쇼트트랙은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시범종목이었지만 우리나라 겨울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어 쇼트트랙은 4년 뒤 알베르빌 대회부터 지난해 평창 대회까지 금메달 21개를 포함해 42개의 메달을 따내며 우리나라를 세계 최강국 반열에 올려놓았고 쇼트트랙의 영광 뒤엔 언제나 전명규 전 부회장의 이름이 거론됐다. 김기훈, 김동성, 김소희, 전이경, 빅토르 안(안현수) 등 한국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가 대부분 그의 제자다.

빙상연맹은 이런 전 교수의 실적을 높게 평가했다. 한 빙상인은 “빙상연맹은 전 교수가 올림픽 때마다 금메달을 척척 따내니 얼마나 고마웠겠는가. 이러면서 전 교수가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성과 뒤에 숨어 있던 훈련 과정의 문제가 점차 드러났다. 특정 선수가 우승하게끔 다른 선수들로 하여금 경쟁국 선수의 진로를 막거나 ‘페이스메이커’로 나서게 하면서 내부 불만이 터져나왔다. 전 교수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선수들은 다른 경쟁 선수들을 막아주는 이른바 ‘폭탄조’로 투입되는 것을 거부하지 못했고, 여기서 파벌이 싹텄다고 빙상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빙상계의 고질인 파벌 갈등은 전 교수 중심의 ‘한체대파’와 반대쪽인 ‘비체대파’로 나뉜다. 반대파는 주로 경희대와 단국대 출신들이다.

2006년 2월, 토리노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대표팀 10명은 두 팀으로 나눠 따로 훈련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코치진은 “훈련 성과를 배가시키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두 파벌로 나뉘어 훈련한 것이었다.

‘최강 쇼트트랙’ 무소불위 권력
스타플레이어 키워 ‘대부’로 등극
특정 선수 밀어주는 ‘폭탄조’ 전략
‘한체대파’ ‘비체대파’ 파벌 싹 틔워

‘빙상계 적폐’ 지목받으며 위태
안현수 ‘왕따·귀화 논란’에 떠났다
평창올림픽 앞두고 빙상연맹 복귀
전횡·성폭력 파문에 민낯 드러내

파벌 문제는 토리노 대회에서 역대 겨울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 6개를 따내면서 흐지부지될 뻔했다. 그러나 ‘안현수 사건’이 터지며 다시 주목받았다. 안현수는 그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지만 반대 파벌의 동료 선수가 안 선수의 주로를 방해하는 ‘왕따’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대표팀이 귀국하던 날, 인천공항은 이에 항의하는 안현수 아버지와 관계자들의 고성이 오가며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안현수는 러시아로 귀화해 2014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안현수의 러시아 귀화 과정이 재조명되면서 당시 빙상연맹 부회장이던 전 교수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전 교수는 2017년, 3년 만에 연맹으로 복귀했다. 빙상연맹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전 교수에게 다시 부회장직을 맡기면서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몫까지 맡겼다. 논란은 평창올림픽에서도 불거졌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 이승훈이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전 교수가 정재원(동북고)에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결국 전 교수는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빙상경기연맹 감사 결과를 종합한 교육부로부터 중징계를 요구받았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체대 빙상장을 특정 선수들에게 사용하게 했고, 조교에게 학교발전기금 기탁과 골프채 구매 비용 대납을 강요했다는 혐의다. 특히 지난해 조재범 전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에 이어 최근 불거진 빙상계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전 교수 측근들로, 사건의 은폐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 교수는 현재 한국체대 교수직 사퇴까지 요구받고 있다. 메달의 빛깔에 가려졌던 빙상계의 민낯이 드러나며 빙상 대부도 추락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