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정희영 기자 heeyoung@hani.co.kr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혼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50)씨에 대해 법원이 3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살인과 위치정보법 위반·특수협박 및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30년형과 20년 동안 위치추적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혼의 원인을 피해자의 탓으로만 돌리면서 김씨가 두려워 거처를 옮겨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를 집요하게 추적했고, 피해자를 발견하게 되자 미행하거나 위치추적기 등을 이용해 피해자의 거처까지 찾아냈고, 계획적인 범행을 통해 피해자를 살해하기에 이른 것으로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의 딸들을 비롯한 유족들은 큰 슬픔과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한편 장차 김씨로부터 보복을 받지 않을까 불안을 호소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다만, 피고인이 변론 종결 이후 제출한 반성문을 통해 뒤늦게나마 고인과 유족들에게 사죄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2일 새벽 4시45분께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아무개(48)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같은 날 저녁 서울의 한 병원에서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며칠 전부터 피해자 주변을 서성거리는 등 사전에 철저하게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김씨가 피해자의 차량 뒤범퍼 안쪽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부착해, 사전에 동선을 파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피의자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범행 당시 가발을 쓰고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둘째 딸(22)은 사건 발생 직후 <한겨레>와 만나 가족을 조종과 통제의 대상으로 본 가정폭력범 김씨의 평소 행태에 대해 털어놨다. 김씨는 피해자 이씨와 딸들을 의심하고 통제하며 폭력을 휘두른 뒤 다시 ‘미안하다. 사랑한다’ 빌었고, 구타하지 않을 땐 자해를 통해 가족을 괴롭혔다고 한다. 이에 둘째 딸은 아버지를 사형해 처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21만4000여명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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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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