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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919 한겨레] 천도교 손병희 교주, 독립선언 준비 지시

등록 2019-01-30 07:18수정 2019-01-30 07:25

“동경 유학생 운동, 어찌 관망하랴”
기독교와 협력 모색… 거사 움직임

<편집자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숨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손병희 천도교 교주.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제공
손병희 천도교 교주.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제공

[1919년 1월30일 경성/엄지원 기자]

동경의 날갯짓이 경성의 침묵을 깨는 태풍을 몰고올 것인가. 파리강화회의 개최에 발맞춘 국외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이 속속 전해지자 국내에서도 종교계를 중심으로 독립선언 준비가 본격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동경 유학생들의 독립운동 소식은 국내 독립운동가들에게 적잖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민족운동에 앞장서온 천도교에서는 작년(1918) 말 무렵부터 독립운동 모의가 진행됐는데, 금번에 교주인 손병희(58) 선생이 착수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향후 일사천리로 운동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천도교의 한 관계자는 “앞서 25일 무렵 천도교 원로인 권동진(58)·오세창(55) 양씨와 최린(41) 보성고등보통학교 교장이 경성부 가회동 손병희 선생의 자택에서 만나 독립운동의 실행방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본사에 전해왔다. 이들은 지난 연말부터 거의 날마다 회합하며 중지를 모아왔는데, “세계 여러 강국으로 하여금 조선 일반인의 의사표시를 인정케 하려면 천도교만의 힘으로는 불가”한 만큼 기독교와 힘을 합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최 교장이 기독교와 친교가 있으면서 문필에 능한 출판업자 최남선(29)씨를 찾아가 운동에 합류할 것을 제안하여 승낙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신문을 통해 국제정세를 지켜보며 때를 기다려온 손병희 선생이 결심을 굳힌 것은 최근 동경에서 전해져온 유학생들의 독립운동 소식 때문이다. 최린 교장의 제자인 중앙학교 교사 현상윤(23)씨를 통해 동경 유학생들의 2월 독립선언 계획을 듣게 된 손병희 선생은 “어린 학생들이 저렇게 운동을 한다 하니 어찌 앉아서 보기만 할 수 있느냐”며 서둘러 거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6일 관수동 중식당 ‘대관원’에서 10여명의 각 학교 학생 지도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와중에도 “현재 동경에서 유학생들이 독립운동을 하고 있으므로 우리들 학생도 이때에 침묵하고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여럿 나왔다고 한다. 경성의 학생 지도자들에게도 동경 유학생들의 소식이 참신한 자극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극심한 한파 속에서도 매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선 시민 수만명이 운집하여 광무황제(고종)의 훙거를 애도하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저간의 기류로 보아하니, 그 곡소리가 만세 소리에 밀려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참고문헌

류시중·박병원·김희곤 역주, <국역 고등경찰요사>(선인·2010)

현상윤, <기당 현상윤 전집>(나남출판·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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