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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복동 할머니와 각별한 인연” 작별 위해 몰려드는 시민들

등록 2019-01-31 11:48수정 2019-01-31 21:21

빈소에서 이용수 할머니 만난 피우진 보훈처장 “건강하셔야 해요”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서지현 검사 등도 조문
간사이 네트워크 대표 “더 열심히 ‘위안부’ 피해 알리겠다 다짐”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 빈소에 조문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 빈소에 조문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3일째 이어졌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알리기 위해 활동했던 시민들도 김 할머니와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피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조문을 마치고 나서는 길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난 피 처장은 이 할머니의 두 손을 맞잡고 “할머니, 건강하셔야 해요”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기도 많이 해주세요”라고 답했다.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도 이날 오전 김 할머니 빈소를 찾았다. 신 위원장은 “김복동 할머니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의 여성들에게 큰 빛이었고, 여성 인권 운동의 길을 여신 분인 만큼 마지막 가시는 길에 꼭 인사를 드리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배우 김희애씨도 이날 낮 12시께 김 할머니를 조문했다. 김씨는 지난해 1992~1998년 ‘관부재판’(김학순 할머니 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자신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공식 사죄를 요구한 재판) 실화를 다룬 영화 <허스토리>에 원고단 단장 역할로 출연했다. 김씨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김 할머니의 이야기도 알게 됐다”며 “몸도 아프신데 마지막까지 수요집회 등에 나오셨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빈소를 찾아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렸던 김 할머니를 제대로 뒷받침 해드리지 못한 데 대해 정부 관계자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며 “일본 정부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이끌어내는 것이 김 할머니가 저희한테 반드시 이뤄내라고 요청하신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인 30일 밤 10시께에는 지난해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폭력을 고발해 ‘미투’ 운동의 시작을 알렸던 서지현 검사가 김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 서 검사는 지난 29일 오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 참석해 전날 별세한 김 할머니를 추모하기도 했다.

서지현 검사가 지난 30일 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 정의기억연대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서지현 검사가 지난 30일 밤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 정의기억연대 페이스북 계정 갈무리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알리며 생전 김 할머니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2016년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미국 엘에이(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 횡단을 했다는 대학생 김태우(26)씨는 “학생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활동을 한다고 김 할머니께서 많이 격려해주셨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왔다”며 “3년 전 친구들과 미국 자전거 횡단을 하겠다는 계획을 말씀드렸을 때 할머니께서 저희 몸이 상할까 봐 걱정을 많이 하셨다. ‘위안부’ 피해를 알리는 것보다 건강하게 돌아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당부하셨던 말이 떠오른다”고 김 할머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재일동포로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해 온 방청자(64) 간사이 네트워크 대표도 “김 할머니께 감사의 뜻을 전하러 왔다”며 이날 오전 조문을 왔다.

1990년대 초반 <한겨레>의 일본군 ‘위안부’ 보도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아 간사이 네트워크 활동을 시작했다는 방 대표는 “김 할머니는 제가 재일동포로서 또 여성으로서 긍지를 갖고 살 수 있도록 많은 힘과 격려를 해주셨던 분”이라며 “현재 일본 사회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분위기가 팽배하지만 김 할머니께서 가르쳐 주신 굳은 마음을 되새기며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할머니 영정 앞에서 맹세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전날인 30일 1700여명의 조문객이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왔다”고 발표했다. 김 할머니의 노제는 1일 오전 8시30분 서울광장을 출발해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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