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법무부장관.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메일 보내 ‘복무기강 다잡기’…“검사들 일탈로 조직신뢰 저하”
“사적 입장 표출하는 모습 우려”…검찰개혁 반발 분위기에 경고
“사적 입장 표출하는 모습 우려”…검찰개혁 반발 분위기에 경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찰 복무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최근 검사들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적발되거나 술집에서 폭행 시비에 휘말리는 등 일탈행위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검사들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1일 검찰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날 전국 검사들에게 보낸 A4 3장 분량의 이메일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법을 집행하고 범죄자를 처벌하는 검사가 비위 행위로 인해 언론에 보도된다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검사 한 사람의 일탈이나 부적절한 처신은 해당 검사 개인의 불명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신뢰 저하는 물론, 국가·사회 공동체 기강의 근본을 뿌리째 흔들어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검사로서의 책무와 지위를 명확히 인식하고, 스스로 당당할 수 있도록 항상 언행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긴 연휴 기간에 업무 공백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미리 준비하고 명절 기간 전후로 혹시라도 오해를 받을 만한 금품과 선물, 타인과의 교류에 유의해 주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정부의 검찰개혁에 동요하는 조직 분위기에도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기관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일침을 놨다.
박 장관은 “최근 일부에서는 법무·검찰 및 국가 전체의 공익보다는 사적인 입장을 우선하여 표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사회에서 검사의 역할과 지위를 감안하면 이러한 모습은 본인은 물론 다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국가·사회·조직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법무·검찰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무엇보다 법무·검찰도 조직 자체의 논리로 조직을 보호하려고 해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검찰개혁을 향한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개개인의 생각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조직 내부의 건전한 토론과 의견 개진을 통해 법무·검찰의 의사를 하나로 모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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