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조현오 경찰청장 때 댓글팀, 희망버스 맞서 1박2일 합숙까지

등록 2019-02-24 20:53수정 2019-02-25 07:39

유성기업·G20 회의 등 현안에
댓글 7088개 트위트 5790개
반값 등록금에는 “술값만 줄여도…”
재직 시절 경찰에 온라인 여론 조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해 9월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재직 시절 경찰에 온라인 여론 조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해 9월1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재임 시절 조직적인 ‘댓글 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당시 진행된 전방위적 ‘사이버 여론대응’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4일 <한겨레>가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조 전 청장, 황아무개 전 보안국장 등의 공소장을 보면, 당시 경찰의 ‘댓글 조작’은 정보경찰·보안경찰·홍보경찰(대변인실) 등 세 축을 통해 이뤄졌다. 당시 경찰은 민간 보수단체 회원 7만8천여명을 동원하는 계획을 세우거나, ‘1박2일 합숙 댓글달기’까지 하면서 G20·희망버스·유성기업 등 각종 현안의 여론 형성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 사이 이런 방식으로 작성된 글 중 이미 삭제되거나 사라진 내용을 제외하고 확인된 것만 댓글 7088개, 트위트 5790개, 위키트리 기사 18개에 이르렀다.

조 전 청장이 ‘댓글조작팀’을 꾸린 건 2009년 쌍용차 평택공장 점거파업 때였다. 당시 경기지방청장으로 ‘사이버 대응’의 효과를 봤다고 판단한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된 뒤 서울청 정보경찰에게 쌍용차 사례를 모델로 유사한 ‘여론 대응팀’ 구성을 지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팀이 서울청 정보관리부 정보4계 산하의 ‘SPOL’(Seoul Police Opinion Leader)팀이다. 경찰 75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애초 목적인 ‘허위·왜곡된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을 넘어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노골적 ‘댓글 부대’가 됐다.

이 팀을 비롯한 정보경찰들은 2010년 9월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앞두고 이른바 ‘음향대포’ 도입이 논란이 되자 “빨리 도입해 불법시위꾼들에게 사용했으면 좋겠다. ㅋㅋ” 등의 댓글을 달았다. 2011년 5월 유성기업 노조 파업 진압 때 “신속한 공권력 투입에 동의합니다” 등의 댓글을, 2011년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집회에는 “학교 앞 술집을 가봐라. 그 술값만 줄여도 부모 등골 휘는 소리는 안 들릴 거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홍보경찰은 ‘1박2일 합숙 댓글달기’에 동원됐다. 조 전 청장은 대변인실 산하에 ‘인터넷 여론대응’을 이유로 ‘폴알림e’ ‘온라인 커뮤니케이터’ 등을 조직한 뒤 각종 현안에 댓글을 달게 했다. 2011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시위’ 당시 부산경찰청에서는 홍보경찰 37명으로 ‘온라인티에프(TF)팀’을 꾸린 뒤 시위가 진행되는 1박2일 동안 합숙하며 댓글 등 여론대응 작업을 했다.

보안경찰들은 민간 보수단체를 동원해 여론조작 계획을 세웠다. 당시 황아무개 보안국장이 작성한 ‘안보 관련 인터넷상 왜곡정보 대응 방안’ 보고서를 보면,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를 주축으로 한 1700여명의 보안경찰뿐 아니라 23개 보수단체 인터넷카페 회원 약 7만8천명을 동원해 인터넷 게시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검찰은 이 보고서 내용대로 보안경찰들이 보수단체 인터넷카페에 게시글을 직접 올리거나, 카페 운영진과 접촉해 인터넷 댓글 활동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