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자재로 저렴하게 인테리어 해주겠다” 홍보
피해자들 “공사 중단한 뒤 비용 계속 청구” 주장
“독일 귀족 가문이니 믿어라” 소비자들 의심 못 해
피해자들 “공사 중단한 뒤 비용 계속 청구” 주장
“독일 귀족 가문이니 믿어라” 소비자들 의심 못 해
유럽 직구 사이트 ‘카모마일몰’ 누리집 갈무리
카모마일몰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인테리어 프로모션 관련 글. 피해자 제공.
인테리어 업체 “사위가 독일의 귀족 가문 출신” 홍보하기도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은 카모마일몰이 계약서에 총예산을 제대로 정확하게 적지 않은 채로 공사 중간에 “페인트값이 필요하다” “인건비가 필요하다”와 같은 이유를 대며 돈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바람에 결국에는 애초 광고했던 예산을 훨씬 초과하는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사는 김아무개(37)씨도 “업체가 처음 얘기한 예산과 2달 뒤 얘기한 예산이 300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017년 8월29일 김씨가 카모마일몰과 주고 받은 메일을 보면, 업체는 예산 4500만원이 들 것이라고 했지만, 2달 뒤 이사를 앞두고 회사가 제시한 총 예산안에는 7000여만원이 적혀 있었다. 김씨는 “업체가 처음 얘기한 4500만원이 총비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3000만원이나 더 든다는 건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업체가 자신들이 벽 치수를 잘못 쟀다며 이사 당일 갑자기 도장비용 690여만원을 입금하라고 했고, 집에 가니 공사는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자재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 공사를 중단했다고 해서 자재 업체에 문의해보니, 카모마일몰이 자재 주문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우리에게 비용만 청구하고 그 돈을 자재 주문 등 인테리어에 쓰지 않은 것 같다. 이미 주문을 했다는 이유로 환불도 못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인테리어 업체 대표의 의기양양한 태도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피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인테리어를 맡은 업체인 ㄹ아트의 대표 임아무개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신의 집으로 고객을 불러 “우리 집도 같은 방식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공사 현장을 보여줬다고 한다. 김씨는 “통화를 할 때마다 임 대표는 자신의 사위가 독일의 귀족 가문 출신이라며 독일 최고급 자재 기업과도 신뢰가 강해 저렴한 가격에 공사해줄 수 있는 것이라며 안심시켰다”고 주장했다. 인테리어 업계는 카모마일몰의 이같은 업무 처리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국내 한 인테리어 업체 관계자는 “공사가 시작되기 전 계약서와 견적서에 세세한 비용을 적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모든 공사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업체가 공사를 맡으면 끝까지 공사하는 게 일반적이다. 공사가 진행되다 중단된 상황에서 다른 인테리어 업체가 중간에 들어와 공사를 이어가는 건 사실상 어렵다. 업체가 이 점을 이용해서 공사를 중단하고 돈을 계속 요구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카모마일몰 누리집에 올라와 있는 ‘인테리어 프로모션’ 상품 설명 글. 피해자 제공
물품 배송 지연 논란도…용산서 피해 사례 30여건 접수 카모마일몰 피해 사례는 비단 인테리어 문제만은 아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 9월께부터 일부 고객들에게 물건을 늦게 배송시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15일 경기도 용인에 사는 김아무개(52)씨는 독일 지맨스사의 전자레인지를 59만원에 주문했다. 주문 유의사항에는 해상 운송이 50~55일 걸린다고 쓰여 있었지만 2달이 다 되도록 물건은 오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22일 분당경찰서에 카모마일몰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해당 사건은 용산경찰서 사이버수사팀으로 이송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에 사는 박아무개(39)씨도 지난해 12월27일 카모마일몰에서 인덕션을 76만9000원 주고 주문했지만 현재까지 인덕션은 도착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환불을 요청했는데, 업체는 8일이 지난 22일에야 전화를 걸어와 “26일까지 환불해주겠다”고 말한 상태다. 이같이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사례가 속출하면서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도 만들어졌다. 지난 1월 ‘레몬테라스’ 카페에 ‘melik_****’이 올린 글을 보면 “직구로 오븐을 사면 조금 더 싸길래 고민 끝에 지난해 6월 구매 입금했는데, 8개월 동안 연락이 뜸했다”며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고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어렵게 전화 연락이 되면 엉뚱한 소리를 한다. 너무 황당해서 환불을 결정했는데, 그것도 몇달 걸릴 것 같다. 저 같은 피해 없으시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fdkhh*****’도 “상황 모르고 주문했다가 두달 넘게 배송도 안 오고 환불도 안 해주고 있다”며 “안 좋은 댓글은 못 달게 해두고 버젓이 장사하고 있다. 절대 주문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카모마일몰에 돈을 이체하고 물건을 받지 못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한 사람은 30여명”이라며 “업체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모마일몰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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