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방송통신대 포항교도소 분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대구경북지역대학 박윤주 학장이 학위증을 수여하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 제공
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기수 국문학도’가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전국 과 수석으로 졸업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25일 경북 포항교도소에 수감 중에 무기수형자 ㄱ씨가 방송통신대 국문과를 졸업하며 ‘학과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학과 최우수상’은 방송통신대가 학과별로 성적 최우수자 2명에게 주는 상이다. ㄱ씨는 이날 방송통신대 포항교도소 분교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학위증을 받았다.
법무부는 수형자의 사회복귀를 돕는다는 취지로 2004년부터 교정기관 4곳에 방송통신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포항교도소를 비롯해 여주·전주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등 4곳에서 모두 12명이 방송통신대 학사모를 썼다. 학과 최우수상을 받은 ㄱ씨 외에도 졸업생 10명이 ‘성적 우수상’(학업성적 상위 15% 이내이면서 평점평균 3.0 이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전주교도소 수형자가 사회과학대학(졸업자 1만6600여명) 전체 수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66명의 수형자가 방송통신대를 졸업했다. 현재는 94명의 수형자가 국문학 등 9개 학과 강의를 듣고 있다. 수형자들은 별도 교육실에서 시청각자료 등을 통해 방송통신대 수업을 듣는다.
이번에 전국 과 수석 졸업이라는 영예를 안은 ㄱ씨는 사회에 돌아갈 길이 막힌 무기수다. 법무부 교정본부 사회복귀과 쪽은 “무기수라고 모든 생활이 박탈됐다는 것은 오해다. 교정시설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 나름의 생활이 있다”며 “수형자의 학업 욕구, 자기계발 욕구를 도와주는 것 또한 교정기관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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