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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919 한겨레] 총독부, “알고 있었다” 애써 태연한 척

등록 2019-03-04 07:38수정 2019-03-04 16:56

“결코 큰일 아니다”면서
창덕궁 돈화문 폐쇄하고
동경 독립선언까지 조사
민족 거사 축소하려 잔꾀
거사를 알고 있었다면서도 뒤늦게 시위대를 막기 위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헌병대. 한겨레 자료사진.
거사를 알고 있었다면서도 뒤늦게 시위대를 막기 위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헌병대. 한겨레 자료사진.

<편집자 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 숨 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조선독립만세’가 곳곳에서 외치어지자 조선총독부가 혼비백산하고도 흡사 아무 일 아닌 척하는 모양새가 조소를 부르고 있다.

지난 3일치 <대판매일신문>(오사카 마이니치)에 따르면, 조선총독부 보안담당 경무부장 시오자와 헌병대좌는 이날 3·1 만세시위는 “돌연이라고 하면 돌연이지만 그 형세는 알고 있었다. 요는 학생들이 선동하여 함부로 망동하는 것”이라며 “경계하는 쪽이 사람 수가 적으면 오히려 무의미한 소동을 확대시킬 수 있으므로 대규모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하였다”고 말하였다. 또한 “단지 지금 모든 준비가 끝났기 때문에 곧 진압될 것이다”라며 “큰 소동인 것처럼 생각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결코 큰일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조선 인민의 역사적 거사를 한낱 작은 소요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잔꾀에서 나온 말에 불과하다. 1일 시위에 나선 다수가 보았듯, 창덕궁 돈화문은 1910년 경술국치 뒤로 처음 폐쇄되었다. 종로를 지나 당당히 걸어오는 군중을 보고 창덕궁 호위 경관이 다급히 폐쇄하였다고 한다. 하세가와 요시미치 총독 저택을 지키는 경비는 평소의 갑절이 되었고, 조선총독부 주요 인사인 야마가타 정무총감과 고지마 경무총장, 우사미 내무부장, 오노 군참모장, 무라타 총독부 무관, 시오자와 경무부장 등은 2일 오전 3시까지 선후책을 협의하였다는 말도 전해진다.

만세시위 배후에 지난달 8일 일본 동경에서 독립선언을 한 학생들이 있는 것은 아닌지도 조사하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귀선한 한 유학생은 본지에 “입국 관문에서 어째서 조선에 가느냐 묻기에 중국 상해에 있는 숙부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하였다”며 “그랬는데도 근자에 벌어진 소요에 관여하였느냐, 2월8일에는 무엇을 하였느냐는 질문이 쇄도하였다”고 말하였다. 만세시위가 벌어질 형세를 진작 알고 있었는데도 어찌하여 돌연 돈화문을 폐쇄하고 경비를 늘리고, 밤을 새워 머리를 맞대었겠는가. 그들은 진정으로 놀란 것이다.

△참고문헌

윤소영 편역, <일본신문 한국독립운동기념집II-오사카 마이니치신문>(독립기념관·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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