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한 검찰이 삼성물산 사무실과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을 압수수색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4일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와 삼성물산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과거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사용하는 삼성물산 사무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삼성 경영권 승계작업과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의적인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자의적으로 변경한 것이 고의적인 분식회계라고 판단했다. 증선위는 분식회계 규모를 약 4조5천억원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 장소에 포함된 삼성물산 사무실이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 직원들이 사용하는 곳이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 검찰이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연계되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면서 모회사였던 제일모직의 가치도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주식 교환 비율은 삼성물산 1, 제일모직 0.35였다. 당시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 그룹 지배력이 커졌다. 미래전략실은 과거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었던 곳이다.
검찰은 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한 후 지난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와 보고서 등을 검토해왔다. 이번에 검찰이 추가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사법농단 수사로 주춤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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