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김구 선생 비밀경호를 하던 당시 경교장에서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과 함께한 김용(오른쪽에서 두 번째) 선생과 이일범(왼쪽에서 세 번째) 선생. 경찰청 제공.
김구 선생의 비밀경호를 담당했던 김용 선생 등 독립운동가 2명이 특채를 통해 경찰 최고위직으로 활동했던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경찰청은 25일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 3명이 광복 이후 경찰관으로 특채되어서 치안국에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인된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은 경무관인 치안국 정보수사과장을 지낸 김용 선생과 역시 경무관인 치안국 교육과장을 지낸 이일범 선생, 경감으로 치안국 교육과에서 근무한 신영묵 선생 등이다.
당시 경무관은 치안국장 바로 아래 계급으로 경찰의 2번째 고위직이었다. 1951년 당시 경찰 계급은 △이사관(치안국장) △경무관(치안국과장, 도경찰국장) △총경(대단위 경찰서장) △경감(소단위 경찰서장) △경위 △경사 △순경 순이었다. 이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은 33명에서 36명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광복군 출신이 20명에 이른다. 경찰청은 “최근 경찰청이 독립운동가 출신 상당수가 경찰간부급으로 특별채용 되었던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지만, 통상 경찰서장급인 총경·경감이나 경위급 간부였는데 이보다 고위직으로까지 특채된 것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들 세 명은 모두 중국 난징 중앙대학 재학 중 광복군에 입대해 적지에서 인원을 끌어들이는 활동을 일컫는 초모공작 등 특파 임무를 맡았고 광복 뒤에는 치안국에서 근무했다. 특히, 김용 선생은 1948년 미군 방첩대(CIC)와 함께 김구 선생을 비밀리에 호위한 사실이 유족과 자서전에서 확인됐다. 김 경무관은 이런 인연으로 김구 선생 서거 2달 전 친필 서예 작품을 하사받기도 했다고 한다.
김구 선생이 서거 2달 전인 1949년 4월29일 김용 선생에게 하사한 친필 서예작품.
김용 선생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2월 이일범 선생과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지만, 1958년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유족들은 경찰에 당시 이기붕 부통령에게 불리한 정보를 수집했다가 모함을 받은 것 같다고 증언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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