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동영상 속 인물, 김학의 맞다” 진술

김학의 수사단, 윤씨 진술 확보
김 전 차관 기존 주장과 배치
윤씨 방송 인터뷰 ‘수사권 조정 희생양’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핵심 키맨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19일 밤 구속영장이 기각돼 서울 송파구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와 차량에 탑승해 구치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원주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며 (윤씨) 자신이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씨를 알지 못하고, 별장에 간 사실도 없다’고 부인해온 김 전 차관의 주장과 배치된다.

수사단은 25~26일 윤씨를 불러 조사하며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 윤씨는 26일 <채널에이>와의 인터뷰에서도 “동영상 속에 나오는 인물은 김 전 차관이 맞는다”며 “동영상 속 여성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아무개씨가 아니고 서울 지역 유흥주점에서 온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씨가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윤씨는 2007년 11월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성관계 사진 속 남성도 자신과 김 전 차관이 맞는다고 시인하면서도, 성범죄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의 이런 진술은, 그동안 “동영상 속 남성은 내가 아니며, 윤씨를 알지도 못한다”고 했던 김 전 차관의 주장을 뒤엎는 것이다. 김 전 차관은 최근 <와이티엔>(YTN)이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자, “영상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하지만 윤씨 이런 진술에도 불구하고, 김 전 차관에게 성범죄 혐의 적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동영상과 사진이 촬영된 시점이 각각 2006년과 2007년 11월로, 특수강간 공소시효인 10년이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특수강간 공소시효는 동영상·사진 촬영 뒤인 2007년 12월21일 이후에야 10년에서 15년으로 늘었다.

수사단 관계자는 “(25~26일 조사에서) 2013~2014년 1·2차 검찰 수사를 받을 때와 비교해 윤씨가 진전된 진술을 했다”고 전했다. 17일 체포된 뒤 23일 조사 때까지 진술을 거부했던 윤씨가 일단 입을 열기는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이날 <채널에이> 인터뷰에서 “정권이 바뀌면서 수사권 문제도 있고, 검사가 관련돼 있다 보니 경찰이 탄력을 받고 관련된 사람부터 파기 시작했다”며 자신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희생양임을 주장했다. 최우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