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해 인명피해를 낸 혐의를 받는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의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됐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말에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돼 구속을 피했다. 안 전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막바지로 가던 검찰의 가습기살균제 피해 재수사가 고비를 맞게 됐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새벽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 유형에 따른 독성 및 위해성 차이, 그로 인한 형사책임 유무 및 정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 흡입독성실험을 포함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 및 수사 진행 경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의 범위와 내용 등을 고려하면,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안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안 전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애경산업 전직 임원 백아무개씨와 진아무개씨, 이마트 전 임원 홍아무개씨의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안 전 대표의 구속영장은 3월30일에도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제품 출시와 관련한 피의자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 및 그 정도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 범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애경산업이 판매만 하지 않고, 제조 과정에 관여한 점을 보완했으나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996∼2017년 애경산업 대표이사를 지낸 안 전 대표는 재임 기간인 2002~2011년 시엠아이티·엠아이티(CMIT·MIT)를 원료로 한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했다. 가습기메이트는 에스케이케미칼(현 에스케이디스커버리)이 필러 물산에 하청을 줘 만들고, 애경이 판매했다. 법원은 지난 17일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어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홍지호 에스케이케미칼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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