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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천박하다”…‘검찰 돈봉투 만찬’ 강력 질타한 안태근 항소심 재판부

등록 2019-05-01 15:16수정 2019-05-01 20:38

재판부 “큰 사건 뒤 서로 봉투 주는 것이 검찰 관행인가…
판사가 그랬다면 횡령으로 걸어서라도 수사했을 것” 비판
2016년 11월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16년 11월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 처분을 받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돈 봉투를 건넨 검찰의 행위를 두고 “천박하다”고 질타했다.

1일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박형남)는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면직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 항소심 첫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2년 전 언론에서 (돈 봉투 만찬사건이) 대거 보도됐다. 상세히 기억난다. 그런데 (항소 이유를) 그렇게 이야기해서 되겠냐”며 안 전 국장과 법무부 양쪽이 재판부에 항소 이유를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재판부는 “요새 검사들이 판사들 기소하는 사례에 비춰보면, 만약 재판이 끝난 뒤 법원행정처 차장이 소속 법원장과 재판장 만나서 밥먹고 재판 잘했다고 격려금을 준다면 우리나라 검사들은 판사 수백명을 조사하고 기소했을 것”이라며 “공무원이 수사 끝났다는 이유로 두 보스가 만나 아랫사람 돈 주는 것이 너무 천박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판사들은 검찰의 관행을 잘 모른다. 큰 사건 끝나고 나면 서로 봉투를 만들어 주는 것이 관행인 것인가. 판사가 그랬다면 횡령으로라도 걸어서 수사한다 할 텐데 법원에 대해선 추상같이 수사하면서 본인들에 대해선 봄바람 불듯 다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태도를 재판장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안 전 국장 쪽에 자필 진술서를 내라고도 당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당시 정권 초기 검찰과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아주 큰 이슈로 대두된 게 기억난다”며 “원고 입장에서는 ‘표적 수사당했다’, ‘초기 검찰을 제압하려고 보복한 것 아닌지’ 생각할 수도 있다. 공개 법정에서 원고의 내심을 밝히는 것도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다. 원고의 진솔한 마음을 자필 진술서로 내라”고 했다.

안 전 국장은 서울중앙지검에 꾸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마무리된 직후인 2017년 4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 식당에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과장 2명, 특별수사본부 소속 부장검사들과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특수활동비 100만원씩이 든 돈 봉투를 건넸고, 안 전 국장도 동석한 후배 부장검사 6명에게 70만~100만원이 든 봉투를 줬다.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한 면직 징계를 의결했다.

징계에 불복한 안 전 국장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안 전 국장에 대한 면직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비위행위에 비해 징계 양정이 과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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