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이었던 고준희양을 학대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고양의 친부 고아무개(38)씨와 동거녀 이아무개(37)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씨와 이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과 징역 10년의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16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고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암매장을 도운 이씨의 어머니 김아무개(63)씨는 징역 4년의 원심이 확정됐다.
고씨와 이씨는 2017년 4월 고양의 발목을 수차례 밟아 다치게 한 뒤 방치해 고양을 숨지게 하고, 같은 달 27일 오전 2시께 김씨와 함께 고양의 시신을 전라북도 군산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고씨와 이씨는 생모와 이웃이 고양의 행방을 물을 것을 우려해 2017년 12월8일 경찰에 허위로 실종신고를 했다. 같은 달 28일까지 경찰공무원 3100여명과 소방공무원 190명이 수색작업에 동원됐다. 신고 당일 이씨는 양육 흔적을 남기려고 고양의 머리카락을 모아 김씨 원룸에 뿌리고 양육수당까지 받아챙기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도 했다. 이들은 아동학대치사, 사체유기, 사기,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고씨에게 징역 20년, 이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6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어린 생명을 무참히 짓밟았고 피해아동은 이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따뜻한 사랑이나 보호를 받기는 커녕 인생을 제대로 꽃피워 보지도 못한 채 극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처참하게 생을 마감했다“고 꾸짖었다.
2심 재판부는 고씨에 대해 “자신의 친딸이자 선천적으로 취약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피해아동의 건강이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우선시한 것으로 아버지로서 마땅히 따랐어야 할 인륜적 의무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이씨에 대해서도 “도덕적·법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대법원은 하급심의 판단을 따랐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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