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3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러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이 ‘사법농단’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차장의 증거 인멸 가능성을 지적하며 임 전 차장을 추가 구속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열린 가운데, 검찰은 “피고인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해 동일한 변호사가 구치소 접견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은 단순한 친분관계 때문에 접견왔다고 하지만 통화 내역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박병대 전 대법관쪽 노영보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이 구속된 뒤 지난해 11월,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임 전 차장을 구치소에서 접견했다. 양 전 대법원장도 수 차례 접견했다. “단순한 친분관계로 접견했다”는 임 전 차장쪽 주장과 달리, 2017년 7월부터 1년여간 임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쪽 노영보 변호사가 통화한 내역은 발견되지 않았다. 고영한 전 대법관쪽 유승정 변호사도 임 전 차장을 접견했지만 유 변호사와의 최근 통화 내역도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기존 통화 내역도 전혀 없는데 친분관계 때문에 접견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차장은 “검찰 주장과 같이 변호인을 통해 공범자들과 의사소통한 사실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임 전 차장은 “노영보 변호사는 구속된 뒤 일방적으로 찾아왔다. 제 면담 끝나고 나서 대법원장과 면담한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알려줬다. 저는 ‘그러냐’고 했을 뿐이지, 제가 대법원장에게 어떤 말을 전하라고 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승정 변호사과 접견한 사실에 대해서도 “유승정 변호사의 동생인 유승민 국회의원과는 제가 친분관계가 있다. 통화해야만 친분관계가 있는 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이다. 다 법조 선배다. 법조 선배가 찾아왔는데 거절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사건과 관련한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조언 내지 위로의 말만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구속된 임 전 차장은 구속 만기일(5월13일 24시)을 앞두고 있다. 법원은 지난 8일 심문기일을 열어 추가 구속이 필요하다는 검찰쪽 주장과 이에 반대하는 임 전 차장쪽 주장을 들었다. 임 전 차장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서영교·이군현 의원과 접촉해 재판상 민원을 들어줬다는 혐의 등으로 지난 1~2월 추가 기소된 바 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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