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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집단 성희롱’ 서울교대생에 정학 3주? “솜방망이 처벌” 반발 확산

등록 2019-05-12 15:56수정 2019-05-12 20:29

서울교대, 10일 유기정학 2~3주 처분 내려…피해 여학생들 “공정하지 않은 결과”
지난 3월22일 서울교대 인문관에 성희롱 규탄 대자보가 붙어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3월22일 서울교대 인문관에 성희롱 규탄 대자보가 붙어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여학생들의 얼굴을 평가하는 등 성희롱 자료를 만들어 돌려봤다는 의혹을 받은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이 유기정학 처분을 받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현직 교사들은 성명을 내고 가해 남학생들에 대한 퇴학 처분을 요구했다.

서울교대는 10일 누리집을 통해 성희롱을 한 국어교육과 3학년 학생 5명에게 유기정학 2주, 4학년 학생 6명에게 유기정학 3주의 징계를 내린다고 밝혔다. 서울교대 학생 징계는 경고-근신-유기정학-무기정학-퇴학 순으로 무거운데, 이번 징계로 가해 남학생들은 13일부터 시작되는 교생 실습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이들은 1년을 기다려 다음 해 교생 실습에 참여하면 졸업할 수 있다. 비슷한 의혹을 받은 과학교육과 8명, 초등교육과 2명에게는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국어교육과 집단 성희롱 사건은 지난 3월15일 국어교육과 재학생 92명이 교내에 ‘서울교대 국어과 남자 대면식 사태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는 대자보를 붙이면서 알려졌다. 당시 대자보 내용을 보면, 지난해까지 매년 진행된 남자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남자 대면식’ 행사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이 있었다. 재학생들이 졸업생들에게 새내기 여학생들의 얼굴과 나이 등 개인 정보가 담긴 책자를 전달하면, 졸업생들은 재학생들에게 마음에 드는 여학생의 이름을 말하게 하고 자료를 보면서 얼굴에 대한 평가를 스케치북에 쓰는 식이었다. 남학생들은 이 평가를 바탕으로 여학생들의 외모 등수를 매기는 등의 집단 성희롱을 벌였다.
(▶관련기사: 승리 단톡방만 문제? 여후배 성희롱 자료 돌려본 서울교대 남학생들)

지난 7일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가 가해 남학생들의 거짓 해명 혐의를 제기하며 학내에 붙인 대자보.
지난 7일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가 가해 남학생들의 거짓 해명 혐의를 제기하며 학내에 붙인 대자보.
이번 징계로 성희롱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지만 징계 수위를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피해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성평등위)는 12일 <한겨레>에 “학교 쪽이 이번 사건을 온정주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번 징계는 결코 공정하지 않은 결과”라고 입장을 밝혔다. 피해 여학생들은 조사 과정에서부터 배제됐고 학교 쪽으로부터 일방적인 징계 결과 통보 뒤 어떠한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는 게 성평등위의 설명이다. 성평등위는 “학교는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빨리 처리하려고만 했다”며 “가해 남학생들이 마땅한 징계를 받을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성평등위 등에서 “징계 수위가 너무 낮다”고 밝히고 나선 데는 가해 남학생들이 거짓 해명을 한 의혹과 2차 가해를 한 사실 등이 추가로 폭로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성평등위는 지난 7일 새롭게 확보한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내용을 폭로하는 대자보를 교내에 붙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16학번과 17학번 남학생들은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남녀 구분 없는 새내기 소개 자료를 만들었을 뿐이고 얼굴 평가, 성희롱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단체대화방 내용을 보면 2016년 남자 대면식에서 스케치북이 쓰였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화가 오고 갔음을 알 수 있다. 16학번과 17학번 남학생들이 거짓으로 해명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지점이다. 게다가 이들은 성희롱 의혹을 제기한 피해 여학생들이야말로 “문제”라며 2차 가해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가 가해 남학생들의 거짓 해명 의혹을 제기하며 학내에 붙인 대자보.
지난 7일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성평등 공동위원회가 가해 남학생들의 거짓 해명 의혹을 제기하며 학내에 붙인 대자보.
총학생회 관계자도 “단체대화방까지 추가로 폭로됐는데 정학 3주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징계 발표 하루 전 이뤄진 학내 시위와 집단 서명 등을 통해 이번 사건에 전교생이 분노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그런데도 학교 쪽은 아랑곳하지 하고 이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피해 여학생들은 학교 쪽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가해 남학생들과 제대로 분리되지 못하고 매일 이들과 마주쳐야 했다. 정학이 끝나면 가해 남학생들은 다시 남은 학사 일정을 피해 여학생들과 함께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직 교사들로 이뤄진 단체 ‘교육디자인네트워크’도 11일 성명을 내고 “교사들의 자긍심을 짓밟는 이런 예비교사들의 행동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며 “학교 쪽 대처가 지나치게 안이하고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가해 남학생들과 같이 교단에 근무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성평등위가 공개한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는 서울교대 졸업생이자 현직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듯한 내용도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교사는 2017년 3월15일께 이뤄진 대화에서 “겉모습이 중2인 초5 여자애가 나지막하게 (욕설)!이라고 한다. 이때의 해결책은?”이라고 물은 뒤 “따로 챙겨먹어요 이쁜 애는. 아니 챙겨 만나요”라고 말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남자 대면식부터 이번에 폭로된 단체대화방까지 모두 졸업생들이 연루돼 있다. 학교는 서울시교육청과 공조해 시급히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전교생에게 현직 교사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조만간 시교육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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