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비글구조네트워크 회원들이 세계 실험동물의 날인 4월24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동물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윤리적 복제 관련 연구와 사업을 원천 취소하고 서울대 이병천 교수를 즉시 파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복제 사역견을 대상으로 비윤리적인 동물실험을 한 의혹을 받는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서울대를 압수수색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1일 오전 약 2시간 동안 서울대 수의대와 서울대 본부 내 연구윤리팀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이 교수 연구팀 실험 도중 숨진 복제견 ‘메이’에 대한 연구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달 22일 이 교수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이 교수 연구팀은 5년간 인천공항 검역 탐지견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복제견 ‘메이’를 지난해 3월 데려가 ‘검역기술 고도화를 위한 스마트 탐지견 개발’이라는 실험에 이용했다. 메이는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로 돌아왔으나 올해 2월27일 폐사했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에서 ‘메이’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였으며, 생식기가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온 채 제대로 걷지도 못해 동물학대가 강하게 의심됐다.
검역탐지견으로 일하다 서울대학교 수의대 이병천 교수에게 불법 동물실험을 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비글 ‘메이’. 아래 왼쪽 ‘페브’, ‘천왕이’. 사진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서울대는 ‘직접적인 동물 학대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대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병천 교수 실험실 방문 및 면담, 실험노트, 각종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실험계획서에서 급이(먹이를 주는 행위)를 제한하는 등 동물을 학대하는 실험방법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위원회는 ‘메이’가 지난해 10월께부터 체중감소 증상이 관찰돼 입원치료 등이 필요했으나, 연구팀이 자체 판단에 따라 사료 교체와 간헐적 체중측정 등 소극적인 조처만을 취하는 등 수의학적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은 인정했다. 서울대는 이 교수의 스마트 탐지견 개발 연구를 중단시키고, 이 교수의 실험동물자원관리원 원장직 직무도 정지시킨 상황이다.
한편, 이 교수는 동물 학대 의혹 이외에도 아들의 대학·대학원 편·입학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돼 교육부가 사안 감사에 나섰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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