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성희롱 신고했더니 “회사 이미지 실추했다” 보복성 해고

등록 2019-06-20 07:55수정 2019-06-20 07:56

직장 내 성희롱 노동부 신고 1년간 717건…가해자 징계 등 조치 미흡
여성 직장인 A 씨는 남성 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고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

그러나 사업주는 사건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징계하기는커녕, 직원들이 당국의 조사를 받아 회사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A 씨를 해고했다.

노동부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금지한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업주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상사의 음란 메시지를 받은 직장인 B 씨는 회사에 신고하고 근무 장소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업주는 B 씨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 씨는 사업주가 가해자의 친인척이기 때문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을 조사한 노동부는 사업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아르바이트생인 C 씨는 상사가 ‘오빠’라는 호칭을 쓰도록 강요하고 업무와 상관없는 만남을 요구하며 신체 접촉까지 하자 회사에 신고했으나 회사는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

성희롱을 못 견딘 C 씨는 결국 퇴사했다. 노동부는 사건 조사를 거쳐 가해자 징계를 포함한 시정 지시를 했다.

‘미투’(Me Too) 운동 등으로 성희롱에 대한 경각심이 확산했지만,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에 대한 징계와 재발 방지 등 후속 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1년 동안 노동부 웹사이트(www.moel.go.kr) ‘직장 내 성희롱 익명신고센터’로 접수한 신고는 모두 717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성희롱 피해자가 회사 내 고충 처리 기구, 인사팀, 상사 등에 신고한 경우가 30.0%로, 가장 많았다. 가해자에게 문제를 제기하거나 항의한 경우(27.9%)와외부 기관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한 경우(11.6%)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성희롱 신고에 대한 회사의 대응을 보면 사건 조사를 한 경우는 17.5%에 그쳤고 조사를 안 한 경우도 16.0%나 됐다. 신고 내용만으로는 회사의 대응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는 58.2%였다.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보면 징계 등 조치 없이 사건을 무마한 경우가 24.8%로, 가장 많았고 가벼운 징계나 구두 경고 등 피해자가 보기에 불합리한 조치를 한 경우도 7.4%였다. 가해자를 충분히 징계한 경우는 8.8%에 불과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가해자와 같은 부서 배치(6.7%), 해고(6.3%), 사직 종용(5.5%) 등이었다.

억울함을 풀지 못한 피해자는 불쾌감, 모욕감, 두려움 등 정신적 고통을 느낀 경우가 44.2%에 달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20.5%)도 많았고 정신과 진료를 받은경우(4.0%)도 있었다.

성희롱 유형은 신체 접촉과 추행을 포함한 경우가 48.5%로, 가장 많았고 성적 농담이나 음담패설로 불쾌감을 준 경우(42.0%)가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외모에 대한 평가나 성적인 발언(18.8%), 개인적인 만남 요구(9.5%), 성 경험 등에 관한 질문이나 정보 유포(7.4%), SNS 등으로 성희롱 메시지나 사진, 영상 전송(5.9%) 등이었다.

성희롱은 대부분 가해자는 남성, 피해자는 여성이었지만, 소수의 동성간 성희롱사례도 접수됐다. 남성 상사가 출장지에서 공동 샤워실을 쓰던 중 남성 부하의 신체사진을 찍어 업무용 메신저에 올린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의 고용 형태는 신고 내용만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계약직·시간제 노동자 10.9%, 파견·용역 노동자 0.6%, 프리랜서 0.3% 등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가 피해자가 되기 쉬운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