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재건축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지나가던 차량 3대가 깔렸다. 이 사고로 3명이 다치고 1명이 숨졌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3명의 부상자와 1명의 사망자를 낸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의 1차 합동감식 결과가 5일 나왔다.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방재청, 전기안전공사 등에서 총 25명이 참여한 합동감식팀은 이날 오후 3시15분부터 5시까지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포크레인 기사의 진술과 시시티브이(CC-TV)를 분석한 결과 철거 작업 중 지지대 또는 지상 1~2층 기둥과 보가 손상돼 건물이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등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제거한 뒤 2차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선 4일 오후 2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철거 중이던 지상 5층, 지하 1층 건물 외벽이 무너져 그 잔해가 근처를 지나던 차량 3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결혼은 앞둔 예비부부 중 1명이 다치고 1명이 숨졌다.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중 참변을 당한 이아무개(29)씨의 아버지는 5일 오후 2시께 딸의 주검이 안치된 서울의 한 병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결혼반지 찾으러 간 거였다. 그런데 영영 이별이 됐다. 이러한 일은 매스컴에나 나오는 일이지 내게 생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이씨는 또 “관공서는 안전에 대한 지휘관리를 제대로 했나. 철거회사는 안전하게 관리 감독했나. 건축회사는 어떻게 했나. 건물주는 어떻게 했나. 부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나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오늘 중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책임자들에게) 형사와 민사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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