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유학온 법사 나빈 바흐라차리아
“보시한 사실 자체를 잊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알려지기를 원치 않습니다.”
경북 경주시 위덕대학교에 유학온 네팔인 학생 나빈 바흐라챠리아(25·불교 문화학부 3년·사진)가 장학금을 통째로 지진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인 돕기 성금으로 쾌척했다.
이 학교 불교문화학부 3학년인 나빈은 최근 포항의 한 사회단체에서 받은 장학금 150만원 전액을 “지진으로 고통받는 파키스탄 피해자들을 위해 써 달라”며 학교 쪽에 전달했다.
나빈은 “더 많은 것을 가지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 필요하다”며 “어려운 이를 보고 보시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 보시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스스로 잊어가고 있다”며 “보시는 수행이자 삶일 뿐”이라며 쑥스러워 했다.
지난 2002년에 한국에 와 이듬해 위덕대에 입학한 나빈은 “한국인들이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빠른 고도성장의 비결을 이해했다”며 “한국은 나의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태어난 나빈씨는 13살때 출가해 수행 중인 법사이며, 불교 진각종 추천으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아 위덕대에서 불교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학교쪽은 나빈씨의 성금을 포함해 파키스탄 지진피해자 돕기 바자회를 통해 모금한 300여만원을 주한 파키스탄대사관에 전할 예정이다.
경주/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경주/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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