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밀수 동원’ 의혹에 입학때 돈 거둬 차량 구입
학생들 ‘밀수 동원’ 의혹에 입학때 돈 거둬 차량 구입
최근 “학교 설립자가 중국 현지수업을 다녀온 학생들을 밀수에 동원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충남 천안 ㅎ고는 ‘사학비리의 종합전시장’이었다.
“학생 50여명이 전자제품과 농산물을 각각 나눠 들고 중국 입국 수속을 밟았다. 한국에 돌아올 때는 중국산 농산물을 자루에 담아 1인당 2포대씩 가지고 세관을 통과했다. 인천항에 도착해서 짐을 모아 보니 봉고차 두 대에 가득 찼다.”(2학년 김아무개군)
중국으로 현지수업?
전자제품·농산물 들고 출·입국 이는 이 학교의 비리 의혹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학생 80여명, 교사 1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 학교에서 불거지고 있는 의혹은 그 어느 학교보다 심각하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고발하고 있다. 학부모는 ‘봉’=10월 학부모와 교사, 시민단체들이 ‘ㅎ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우선 대책위는 “한 달 예산 2500만원으로는 적자가 난다”는 설립자이자 교장인 ㅈ 교장의 말을 검증했다. 대책위는 직접 식료품점, 정육점, 주유소 등 거래선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학교 쪽이 지출한 비용은 예산의 3분의 1 수준인 월 700만~80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전홍진 대책위원장은 “교장은 심지어 근무하지도 않는 영양사의 월급까지 포함해 예산을 짜 학부모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월2500만원으론 허덕?
지출비용보니 700만원 입학할 때 학생들이 내는 200만원의 예치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충남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예치금 1억6천여만원 대부분이 재단이 부담해야할 기숙사 보수와 차량 구입에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사학장사’의 전형=대책위는 ㅈ씨가 학교를 설립하는 데 들인 돈은 학교 부지 매입금 1억8천만원과 수익용 재산 1억원이 전부라고 지적한다. 2억8천만원으로 학교를 세워 설립자가 된 뒤 대부분의 설립비용은 10억원 가까운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학교는 ‘왕국’처럼 운영했으며, 사학재단으로써 부담해야할 최소한의 의무조차 학생과 교사들에게 떠넘겼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교사들은 “ㅈ 교장의 부인, 친형이 행정실장 등의 직함을 맡아 학교 운영을 독점했다”고 말했다. 또 재단이 학교 설립 2년 만인 4월에야 교직원 사학연금과 건강보험에 가입했고, 가입 뒤에도 학교가 부담해야 할 건보료와 사학연금 납입금을 교직원 월급에서 공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설립자가 학교 땅과 건물 외에 3억3천만원을 출연할 것을 전제로 학교 설립을 허가받았지만, 2억원 이상을 아직 출연하지 않은 사실도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학교 세우는데 큰돈?3억만 들이고 10억 정부지원 이에 대해 지난달 교장을 사퇴한 ㅈ씨는 “교장을 맡은 지난해 9월 이전에는 재단 이사장이었기 때문에 세세한 사항에 개입할 처지도 아니었고 중국에도 가지 않았다”며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은 ㅎ고를 감사한 뒤 지난달 24일 회계질서 문란 및 학교 경영능력 결여 등을 이유로 교장 파면과 감사 등 2명 해임, 행정실장 중징계, 1억9천여만원 변상과 반환 조처를 내렸다. 교육청은 현재 법인 감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관선이사 파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천안/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전자제품·농산물 들고 출·입국 이는 이 학교의 비리 의혹 가운데 일부일 뿐이다. 학생 80여명, 교사 1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 학교에서 불거지고 있는 의혹은 그 어느 학교보다 심각하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고발하고 있다. 학부모는 ‘봉’=10월 학부모와 교사, 시민단체들이 ‘ㅎ고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우선 대책위는 “한 달 예산 2500만원으로는 적자가 난다”는 설립자이자 교장인 ㅈ 교장의 말을 검증했다. 대책위는 직접 식료품점, 정육점, 주유소 등 거래선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학교 쪽이 지출한 비용은 예산의 3분의 1 수준인 월 700만~80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전홍진 대책위원장은 “교장은 심지어 근무하지도 않는 영양사의 월급까지 포함해 예산을 짜 학부모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월2500만원으론 허덕?
지출비용보니 700만원 입학할 때 학생들이 내는 200만원의 예치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 충남교육청 특별감사에서 예치금 1억6천여만원 대부분이 재단이 부담해야할 기숙사 보수와 차량 구입에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사학장사’의 전형=대책위는 ㅈ씨가 학교를 설립하는 데 들인 돈은 학교 부지 매입금 1억8천만원과 수익용 재산 1억원이 전부라고 지적한다. 2억8천만원으로 학교를 세워 설립자가 된 뒤 대부분의 설립비용은 10억원 가까운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학교는 ‘왕국’처럼 운영했으며, 사학재단으로써 부담해야할 최소한의 의무조차 학생과 교사들에게 떠넘겼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교사들은 “ㅈ 교장의 부인, 친형이 행정실장 등의 직함을 맡아 학교 운영을 독점했다”고 말했다. 또 재단이 학교 설립 2년 만인 4월에야 교직원 사학연금과 건강보험에 가입했고, 가입 뒤에도 학교가 부담해야 할 건보료와 사학연금 납입금을 교직원 월급에서 공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설립자가 학교 땅과 건물 외에 3억3천만원을 출연할 것을 전제로 학교 설립을 허가받았지만, 2억원 이상을 아직 출연하지 않은 사실도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학교 세우는데 큰돈?3억만 들이고 10억 정부지원 이에 대해 지난달 교장을 사퇴한 ㅈ씨는 “교장을 맡은 지난해 9월 이전에는 재단 이사장이었기 때문에 세세한 사항에 개입할 처지도 아니었고 중국에도 가지 않았다”며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은 ㅎ고를 감사한 뒤 지난달 24일 회계질서 문란 및 학교 경영능력 결여 등을 이유로 교장 파면과 감사 등 2명 해임, 행정실장 중징계, 1억9천여만원 변상과 반환 조처를 내렸다. 교육청은 현재 법인 감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관선이사 파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천안/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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