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왼쪽)와 윤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소포 내용. 윤 원내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정의당 원내대표인 윤소하 의원실에 흉기와 죽은 새, 협박 편지 등이 담긴 소포를 보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관계자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9일 “지난 1일 윤소하 의원실에 협박 택배를 발송한 유아무개(35)씨에 대해 협박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아침 9시5분께 한 지하철역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유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 중이며 수사 후에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 무인택배시스템에서 택배가 발송된 것을 확인하고 주거지까지 시시티브이(CCTV) 동선을 추적해 유씨를 찾아냈다. 해당 편의점 시시티브이에는 마스크를 쓴 유씨가 택배를 보내는 모습이 찍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발표에 앞서 이날 정오께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씨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관계자라고 밝혔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유씨가 부당하게 잡혀갔다”며 이날 오후 5시께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유씨 석방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대진연이 윤 의원을 협박했다는 말도 안 되는 사기조작극을 엄중히 규탄한다”며 “이번 체포소동은 철저한 조작사건이자 진보개혁세력에 대한 분열시도이다. 검찰과 경찰이 대진연을 공격하기 위하여 증거를 조작해 무리하게 탄압을 벌이는 것이며, 진보세력 사이 이간질까지 해보려는 치졸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 윤 의원실에는 작은 종이 상자로 포장한 소포가 배달됐다. 소포 안에는 커터칼과 플라스틱 용기, 협박 편지 등이 담겨 있었다. 비닐에 싸여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내용물은 심하게 부패했는데, 경찰 감식 결과 죽은 새로 확인됐다. 윤 의원실은 통상의 민원서류거나 일반 물품인 것으로 생각했다가 소포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 내용물을 확인한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당시 자신을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밝힌 발신자는 윤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 2중대 앞잡이”, “문재인 좌파 독재 특등 홍위병”,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 등의 협박 문구를 편지에 적었다. 소포 겉면에는 서울 관악구가 주소인 김아무개씨가 발신자로 적혀 있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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