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서초동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배성범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31일 “반칙적 범죄와 민생 범죄에 눈 감지 않겠다”며 검찰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의 ‘수장’으로 임명된 배 지검장은 윤 총장의 연수원 동기이자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다. 지난 25일 취임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힌 가운데 배 지검장도 ’사회공동체의 공공적 가치를 파괴하는 반칙적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들은 기업범죄 등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를 척결하는데 호흡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배 지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2층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정치·사회·경제적 권력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기준을 벗어나 왜곡돼 행사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생생하게 지켜봐 왔다”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반칙적 범죄,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약자 등 민생을 해하는 범죄에 눈 감지 않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배 지검장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반칙적 범죄’의 예로는 △민주주의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침해하는 선거범죄 △공공 영역에서의 부패와 비리 △부정과 탈법으로 국가 재정에 손실을 초래하거나 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범죄 행위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하거나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법적 절차를 도외시하는 범죄 등이다.
또 배 지검장은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중죄필벌(重罪必罰)’, ‘경죄관용(輕罪寬容)’의 정신을 되새겨 달라”고 당부했다.
배 지검장은 자신이 근무했던 대구지검 상주지청 뜰의 표지석에 새겨진 ‘청어무성(聽於無聲)’이라는 글귀를 언급하면서 “‘국민들의 소리 없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에서 세워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피해를 적극 호소하거나 공정한 법 집행을 요구할 때 그에 대한 응답이 지연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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