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현수막이 걸린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 트위터 갈무리.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스파(SPA) 의류브랜드 유니클로가 종로3가 지점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1일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에는 ‘임대, 1·2·3층 207평’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플래카드를 내건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유니클로 쪽이 올해 10월 만기인 종로3가 지점의 계약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재계약 협의 당시) 유니클로 쪽과 건물주가 임대료 문제로 이견을 보였다. 임대료 인상 계획은 없었는데 유니클로 쪽에서 더 낮은 임대료를 원했던 것으로 안다”며 “(불매운동) 전까지는 한국 손님들이 꾸준히 있었는데, 최근 사람이 확 줄어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폐업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유니클로 쪽은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의 폐업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계약기간이 만료돼 종로3가 지점의 폐업 절차를 밟게 된 것이며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새 지점을 열고 닫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교롭게도 유니클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시기에 폐업을 하게 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니클로 종로3가 지점은 개업한 지 10년 가량 된 매장으로, 이곳이 문을 닫을 경우 일본 제품 불매운동 후 첫 폐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에이케이(AK)플라자 구로 본점에 입점 중인 유니클로 구로점도 이번달 31일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한다. 이는 에이케이플라자 폐업에 따른 것이지만 추가 이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운동 이전 유니클로 매장 철수 사례는 롯데마트 영등포점, 압구정점, 강남점 등이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