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11일째 조양 찾아낸 군견 달관이 국민영웅 등극
“달관이는 군견병만 따르는 충성심 강한 군견”
누리꾼들 “소고기 간식, 포상 휴가 줘야”
충북 청주에서 가족 등과 산행 중에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을 실종 11일 만인 지난 2일 찾아낸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군견 달관(7살 수컷 셰퍼드)이. 박상진 원사(진) 제공
충북 청주에서 가족 등과 산행을 하다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을 실종 11일 만에 가족의 품에 데려다준 7살 군견 ‘달관’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고기 간식’과 ‘휴가’ 등으로 포상을 해줘야 한다는 누리꾼들의 요청도 쏟아졌다.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조양이 실종된 지 11일 만인 지난 2일 오후 2시40분께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시 조양을 발견한 건 수색 지원에 나섰던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 군견 달관이다. 수컷 셰퍼드인 달관이는 다른 군견 3마리, 경찰과 소방이 모두 수색하고 지나간 지역에서 흔적을 놓치지 않고 조양을 찾아냈다. 달관이와 함께 조양을 발견한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44) 원사(진)는 “매우 험준하고 수풀이 우거져서 안 들어가 봤을 것 같은 곳을 뚫고 들어갔는데 그 안에서 조양을 발견했다”며 “발견 당시 조양은 고개가 완전히 누워진 형태로 쓰러져 있어서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몇 차례 부르면서 어깨 눌렀을 때 아주 작은 소리로 ‘네’라고 답해서 ‘살아있구나’ 안도했다. 심장이 엄청 뛰고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달관이는 2013년 11월 32사단 기동대대로 왔다. 이 부대에는 군견이 모두 3마리 있는데, 달관이가 가장 큰형이고 기량도 가장 뛰어나다. 군견들의 훈련 계획을 짜고 월간 평가도 담당하고 있는 박 원사(진)는 “달관이는 2014년부터 1년에 한 번씩 다섯 번 있었던 군견 평가에서 한해 빼놓고 4차례나 우수군견상을 받았다”며 “매일 수색 훈련을 할 때마다 달관이의 수색 성공률은 100%”라고 말했다.
달관이는 다른 군견들보다 충성심도 뛰어나다고 한다. 지난해 9월부터 달관이와 함께 매일 4시간씩 훈련을 하는 군견병 김재현(22) 일병은 “달관이는 성격이 온순하고, 자신을 담당하는 군견병만 따르는 충성심이 아주 강한 군견”이라고 말했다. 박 원사(진)도 “다른 군견들은 군견병과 친숙해지는 데 두달 정도 걸리는데, 달관이는 군견병과 친해지는 데 보통 세달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자신과 오랫동안 함께 훈련한 군견병이 아닌 이상 쉽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조양의 무사귀환을 한마음으로 바랐던 국민들은 달관이를 ‘국민 군견’이라고 부르고 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에서 ‘달관이에게 소고기 사료를 주자’ ‘고생한 달관이에게 포상 휴가를 주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달관이에게 ‘간식 포상’이나 ‘휴가 포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원사(진)는 “이번에 달관이가 큰일을 했다. 그런데 군견은 수색 훈련을 일일 단위로 계속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며 “그래서 훈련을 계속해야 하고, 식사도 너무 많이 주거나 평소 주지 않던 걸 주면 체중이 늘어 체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일병도 “달관이가 나이도 있고, 털이 두꺼워서 더운 날씨에 고생을 많이 했다. 수색 때 우리보다 달관이가 물을 더 많이 마실 정도였다”며 “육포를 좋아하는 달관이에게 ‘육포 포상’을 주면 좋겠지만, 줘야 하는 간식의 종류와 양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더 주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일병은 다만 “달관이는 귀를 만져주면 좋아하기 때문에 귀를 만져주면서 칭찬을 많이 해주겠다”고 말했다.
주말 사이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한 달관이는 5일부터 다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