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러 간다며 집을 나선 70대 여성이 실종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으나 13일째 찾지 못하고 있다.
이옥수(70)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9시30분께 “배수지에서 운동하고 오겠다”고 남편에게 말하고 서울 은평구 증산동 자신의 집에서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이씨의 가족은 이씨가 4시간 넘게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이날 낮 2시께 112에 실종 신고를 했다. 파출소에서 바로 현장을 수색했지만, 이씨를 찾지 못했다.
키 159㎝, 마른 체형에 짧은 머리를 하고 있는 이씨는 실종 당일 등산 배낭을 메고 선캡을 쓰고 있었고, 빨간색 반소매 티셔츠와 베이지색 반바지를 입었으며, 검은색 샌들을 신고 있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부경찰서는 이씨가 실종 당일 오전 10시21분께 서울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평화의 공원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시시티브이(CCTV)를 확보했다. 이후 이씨는 한강난지공원 시시티브이에서 또다시 발견됐다. 그 이후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찾은 행적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이 마지막이었다. 이씨의 휴대전화는 집에서 나간 지 2시간 30분이 지난 실종 당일 낮 12시께 꺼졌다. 경찰은 이씨가 행주대교 쪽으로 이동한 건지 확인하기 위해서 가양대교 북단 시시티브이를 확인하려 했지만, 시시티브이가 고장 나 포렌식을 의뢰한 상태다. 가양대교 남단과 성산대교 시시티브이에서는 이씨가 발견되지 않아 한강 남쪽으로 넘어가진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이씨 실종 5일째인 지난 1일 4명의 전담팀을 꾸렸고, 서울 마포경찰서·서울 강서경찰서 등과 협력해 이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 드론과 수색견을 동원해 수색하고, 한강도 샅샅이 뒤졌지만 허사였다. 경찰은 8일 행주산성 쪽 시시티브이까지 확인했지만 결국 이씨를 찾지 못했다.
이씨는 치매를 앓고 있지 않아 배회감지기 등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 가족과의 관계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몇 년 전 다리 수술을 한 뒤로 일부 가족에게 우울감을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가족은 경찰의 수사가 미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씨의 조카 박아무개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큰어머니(이씨)에게 우울증이 있는데 가족들이 챙겨서 상태가 많이 호전된 상태였다. 실종 당일 오전에도 큰아버지와 오카리나와 클라리넷 연주를 함께 했다”며 “가족들은 경찰의 초동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우울증이라는 얘기만 듣고 단순 가출로 생각하고 일단 기다려보라고만 하니 답답하다. 가출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사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담팀이 5일 뒤에 꾸려진 것일 뿐, 실종 신고를 받은 직후부터 은평구 증산동과 한강난지공원, 가양대교와 성산대교 등 시시티브이를 바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김민제 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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