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댕기머리 여학생’ 박기옥(1913~47) 선생이 광복 74년 만에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는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박 선생을 독립유공자 대통령 표창 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박 선생의 큰딸 서정이(77)씨가 충남 천안 독립운동기념관에서 열리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표창을 받게 된다.
박 선생은 1929년 10월30일 전남 나주에서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로 통학을 하던 기차 안에서 같은 학교 이광춘 등 여학생 2명과 함께 일본인 학생들에게 ‘댕기머리를 잡히는’ 희롱을 당했고, 이에 박 선생의 사촌 동생 박준채가 일본인 학생과 난투극을 벌였다. 이 난투극은 한국인 학생 30명과 일본인 학생 50명의 패싸움으로 번졌지만, 일본 경찰은 한국인 학생들만 나무라며 해산시켰다. 이에 분노한 한국 학생들은 11월 3일 일왕 생일에 광주 시내에서 독립 만세 운동을 벌였다. 이 시위를 시작으로 서울과 평양, 부산 등 전국 194개 학교에서 5만4천여명이 시위나 동맹휴교에 나섰다.
안관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