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추모 배지.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제공
열악한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대 청소노동자를 추모하는 배지가 제작·배포된다.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 9일 낮 12시30분께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의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좁은 휴게실에서 이 학교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서울대에서는 이같은 죽음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 학생 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대표, 서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리를 전하는 학생 모임 ‘빗소리’ 대표, 총학생회 부집행위원장, 인문대·사회대 학생회장 등 15명이 참여했다.
배지에는 국화꽃 그림과 ‘사소하지 않은 죽음’이라는 문구가 새겨진다. ‘사소하지 않은 죽음’은 이번 사건을 알리기 위해 온라인에서 사용된 해시태그(#)다. 이들은 오늘 26일부터 배지를 1000개가량 제작해 개강에 맞춰 학생들에게 나눠 줄 예정이다. 이시헌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집행부원은 “열악한 휴게실에서 돌아가신 청소노동자를 추모하고, 그 기억을 우리가 행동으로 옮겨나가자는 의미에서 누구나 달 수 있는 배지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배지 제작 외에도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휴게실 앞 추모공간 설치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을 정리하는 사이트 개설 △학생모임이 주최하는 간담회 개최 등을 결정했다.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와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 지난 15일부터 시작한 서명운동은 25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총 학부생 1714명, 대학원생 308명, 졸업생 657명, 교수·강사 37명, 노동자 52명, 일반시민 5028명 등 총 779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1만명 서명을 목표로 △노동자 휴게실 전면 개선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총장의 사과 △모든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처우와 노동환경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17일 서명운동 결과를 발표한 뒤 그 결과를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총장실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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