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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3마리는 뇌물 공여” 선고 나오자 “이재용 석방 부당한 2심 파기” 환호

등록 2019-08-29 16:01수정 2019-08-29 19:37

대법원 전원합의체 국정농단 판결 현장 스케치
서초동 대법원 앞 ‘이재용 구속’ 조끼 시민들과 태극기 든 시민들 나눠서 집회
이상규 민중당 대표(왼쪽 앞)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생중계를 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 3마리에 대한 뇌물이 인정되자 박수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상규 민중당 대표(왼쪽 앞)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생중계를 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말 3마리에 대한 뇌물이 인정되자 박수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재용을 구속하라.”,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은 빨간 조끼를 입은 이들과 태극기를 든 이들로 선명하게 갈렸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에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시민들은 우산을 들거나 우비를 입고 대법원 앞에 모여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혐의 상고심 결과를 기다렸다.

오후 2시가 되자 대법원 대법정에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13명의 대법관이 나란히 입정했다. 대법원 선고를 생중계하기 위해 설치된 촬영 카메라가 대법관들의 모습을 비췄다. 법관 전원이 심리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사건의 선고 영상 생중계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은 사건의 공익성 및 중대성을 고려해 방송 및 유튜브 등의 생중계를 허용했다.

200석 규모의 방청석은 취재진과 변호인, 시민들로 가득 찼지만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선고 내내 차분한 분위기였다. 만일을 대비해 곳곳에 경위를 배치했으나 돌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낮은 목소리로 “선고를 시작하겠다”고 말하고 46분가량 선고문을 읽었다. 중간중간 이동원 대법관과 박상옥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이 다수 대법관과 다른 별개 의견을 제시했다.

국정농단 수사 3년을 책임진 박영수 특검 쪽에서는 이상민 특검보와 장성욱 특검보가 출석했다. 박충근·이규철 특검보 후임으로 들어온 이들은 2년째 재판에 참여하고 있다. 피고인 쪽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변호하는 이인재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등이 출석했고,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도 나왔다. 이들은 김명수 대법관이 주요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주문을 읽자 표정이 어두워지기도 했다.

오후 2시30분께 김명수 대법원장의 낭독으로 “삼성전자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게 제공한 말 3마리는 34억원에 해당하는 뇌물 공여”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나오자, 대법원 앞에서 휴대전화로 생중계를 지켜보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조합원과 삼성중공업 해고자 등 노동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삼성중공업 해고 노동자인 이재용씨는 “지난 판결을 보고 난 뒤 ‘법이 조금이라도 살아있다면 이재용을 그냥 풀어주진 않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며 “판결이 좋은 방향으로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삼성 이재용은 해야 할 일이 또 남았다”며 “강남역 네거리에서 80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 김용희를 땅으로 내려오도록 명예회복 시키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용을 구속하라’라고 적힌 빨간 조끼를 입고 휴대전화로 선고 결과를 지켜보던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와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를 구별해 따로 선고하라는 취지로 파기 환송을 결정하자 다른 노조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웃었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대법원 선고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대법원이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의 국정농단 재판에서 이재용을 석방한 부당한 2심 선고를 파기했다”며 “국민의 상식, 정의와 공정의 관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우리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정부와 삼성은 적절한 절차를 통해 이재용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조처를 해야 할 것이며 그 전에 이재용은 스스로 경영권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예정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선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예정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선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태극기를 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한 시민 1500여명(경찰 추산)은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날 보수 단체는 오전 일찍부터 대법원 맞은편 인도와 1개 차로에 천막을 치고 150m가량 길게 줄을 늘어섰다. 이들은 오후 2시가 되자 “박근혜 대통령을 지금 당장 무죄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다 대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대한 2심 결과를 파기 환송하자 현장에는 잠시 침묵이 돌았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마이크를 들어 “우리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가짜 태블릿 피시 등 조사해야 될 건 조사하지 않고 현직 대통령이 말 세 마리 때문에 쿠데타 세력으로부터 권력을 찬탈당했다. 역사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2시30분께 “좌파 독재정권 문재인 정부는 즉각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남역 방향으로 행진했다.

오연서 장예지 강재구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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