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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국 아내, 딸 ‘동양대 총장 표창장’·‘KIST 인턴’ 허위 발급 의혹

등록 2019-09-04 22:49수정 2019-09-05 15:25

딸 KIST 인턴 증명서 허위 의혹
조국 부인 친분 연구소장이 소개
부산대 의전원 자소서에 “3주 수료”
인턴담당 교수 “발급해준 일 없다”

동양대 총장 표창 논란
딸, 어머니 근무 대학서 총장상
영재센터 보조원 활동 160만원 받아
총장 “상 준 적 없어”…검찰, 총장 조사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허위 스펙 입시 활용땐 적용될 수도
검찰, 조 후보자 부인 소환 가능성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아무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가 딸의 입시를 위해 자신의 지위와 지인을 동원해 허위로 동양대 총장 표창장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키스트) 인턴십 경력증명서를 만들고, 이를 딸의 2014년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때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양대 총장과 키스트의 담당 박사 등 관련자들이 ‘발급한 적이 없다’ ‘인턴으로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 딸이 어머니가 원장이었던 동양대 어학원에서 연구보조원으로 일하며 160만원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이 관련자 상당수를 이미 조사해, 조 후보자 부인 소환 조사도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이틀 나오고 ‘3주 인턴경력서’…담당 박사 “발급한 적 없다” 4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조 후보자의 딸은 고려대 2학년이던 2011년 7월 키스트의 정아무개 박사 연구실에 3주 과정 인턴으로 뽑혔다. 어머니 정 교수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함께 책을 내기도 했던 키스트의 이아무개 기술정책연구소장 소개로 얻어낸 자리였다.

그런데 조 후보자 딸은 이틀 출근 뒤 연구실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키스트 분자인식연구센터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을 3주 동안 수료했다고 적었다.

정 박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내가 증명서를 발급해주거나 서명을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키스트 역시 “해당 인턴경력서가 공식적으로 발급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후보자 부인이 정 박사 허락 없이 이 소장을 통해 허위 ‘인턴 경력증명서’를 받아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정 박사와 이 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 어머니 재직 대학에서 ‘총장 표창장’…총장은 “준 적 없다” 조 후보자 딸은 동양대 어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2012년 9월 이 학교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받았다. 정 교수는 2011년 9월부터 동양대 어학교육원장을 지냈다. 이후 조 후보자 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전원의 자기소개서에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봉사상)’을 기재했다.

반면 이날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씨가 받은 표창장을 내가 발급해준 적 없고, 표창장 대장에도 기록이 없었다”며 “정 교수 딸의 표창장 양식이 우리 대학 것과 달랐고, 일련번호도 엉뚱하게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발급되지 않은 가짜 표창장이라는 설명인데, 이를 명확히 하려면 위임·전결 규정 등을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총장을 대리해 부서장 등이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발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양대 총무복지팀장은 “(총장상이 위조됐는지는)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최 총장은 “영어영재교육센터장 등이 총장을 대리해 총장상을 수여할 수 있는 위임·전결 규정은 없다”고 밝혔고, 동양대 쪽은 최 총장이 잘못 설명해 정정을 요청하겠다고 설명하는 등 혼선을 보였다.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3일 동양대 사무실에서 표창장 대장 등을 압수한 데 이어 이날 최 총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날 조 후보자 딸이 2013년 5~12월 어머니가 센터장으로 있던 동양대 어학원에서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해 매달 20만원씩 160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조 후보자 쪽은 “딸은 영어영재교육 프로그램 및 교재개발에 참여했다. 봉사활동으로 인한 표창장 수여와 연구보조원 참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조씨가 실제 연구보조원으로 일했는지도 검찰 수사 결과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 의혹 사실이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적용 가능성 키스트와 동양대 총장 등의 설명대로 조 후보자 딸의 ‘스펙’이 허위이고 이게 부산대 의전원의 입시 과정에 쓰였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허위로 만든 상장이나 담당자 모르게 만든 경력서 등을 활용해 입학 상황에 영향을 줬다면 부산대 의전원의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키스트 등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정 교수는 업무방해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사문서 위조죄가 적용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 변호사는 “사문서 위조죄는 계약서 등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를 위조한 경우에 처벌하는 게 보통”이라고 짚었다.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도 어머니가 재직 중인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표창장을 받고 이를 의전원 입시에 활용한 게 사실로 확인되면 조 후보자 쪽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에 이어 조 후보자 딸의 특혜·부정 입학 논란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 조국 “영어 가르쳐 표창장 받은 것은 사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가짜 총장상’ 의혹에 대해 “저희 아이가 학교에 가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실제로 영어를 가르쳤다. 표창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키스트 인턴경력서가 허위라는 의혹을 두고서는 “실험을 연결해준 교수와 실제 담당한 교수가 달라 생긴 일 같다”며 “추후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는 강경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교수가 총장상 관련 의혹을 두고 최 총장과 접촉한 것을 두고 “사실이라면 증거인멸 시도로도 볼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격앙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임재우 김일우 김민제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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