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부무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조 장관의 5촌조카 조아무개(36)씨가 지난 14일 검찰에 체포돼 이틀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르면 15일 밤 조씨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조씨는 14일 새벽 5시40분께 미국령 괌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직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과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조씨는 조 장관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와 관련한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던 지난달 하순 출국해 필리핀과 베트남 등에 3주가량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두 자녀, 조 장관의 처남 일가는 2017년 코링크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인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14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금 대부분은 가로등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에 투자됐는데, 웰스씨앤티는 조 장관 일가의 투자 이후 관급공사가 급격히 늘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조씨가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웰스씨앤티 최아무개 대표와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조씨가 코링크의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겨레>가 확보한 통화 녹취록을 보면, 조씨는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가 웰스씨앤티에 투자한 돈이 2차전지 업체인 ‘아이에프엠’(IFM)으로 흘러들어간 게 드러나면 “이해충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하며 우려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조씨에 이어 조 장관의 아내인 정 교수도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장관 쪽은 그동안 “‘블라인드 펀드’라 사모펀드의 투자처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해왔지만, 조씨가 청문회를 앞두고 코링크에 운용보고서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단순 투자자’ 이상일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정 교수의 동생인 정아무개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정씨와 정씨의 두 자녀는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3억5천만원을 투자했다. 또 정씨는 누나로부터 3억원을 빌려 총 5억원의 투자금으로 코링크의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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