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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국인, 덜 자고 더 일한다

등록 2005-12-27 19:44수정 2005-12-27 22:20

선진국보다 1시간 짧고 2시간 길어… 남성 직장일-여성 집안일 허덕

우리나라 성인들은 선진국 성인들보다 일은 많이 하고 잠은 적게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리나라 남성들의 가사노동시간은 미국이나 독일 남성의 3분의 1,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는 27일 한국여성개발원에서 ‘2004년 생활시간조사’ 학술세미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남성 가사노동시간 미국의 3분의 1

◇ 한국인, 일 많이 하고 잠 적게 잔다=김외숙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정학과)의 ‘국민 생활시간 활용의 국제비교’ 주제발표문을 보면, 우리나라 20살~74살 성인들의 수면시간은 하루 7시간44분으로 미국(8시간34분), 독일(8시간15분)에 비해 각각 50분, 31분 더 짧았다. 이에 비해 일하는 시간은 4시간57분으로 미국(3시간39분), 독일(2시간53분)에 견줘 최대 2시간 더 길었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은 선진국 사람들에 비해 매일 1시간 덜 자고, 2시간 더 일하는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나마도 5년 전인 1999년 조사에 비해선 주5일제 확산 등으로 일하는 시간은 40분 줄고, 수면시간은 2분 늘어난 수치다.

여성개발원 ‘2004 생활시간조사’
여성개발원 ‘2004 생활시간조사’
성인 하루평균 공부 13분·봉사 5분

◇ 남성은 일에, 여성은 가사노동에 치여=우리나라 남성의 일하는 시간은 6시간21분으로 미국 남성(4시간22분)의 1.5배, 독일 남성(3시간45분)의 1.7배를 더 일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일하는 시간(3시간37분)도 미국 여성(2시간59분), 독일 여성(2시간4분)에 비해 더 길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일뿐 아니라 가사노동 시간도 4시간9분으로, 미국 여성(4시간2분), 독일 여성(3시간38분)에 비해 더 길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들의 가사노동 시간은 46분으로 미국(2시간22분), 독일(2시간43분)의 28~32% 수준에 그쳤다. 김외숙 방송통신대 교수는 “우리나라 생활시간 구조의 성별차이를 개선하려면 여성의 수입노동 참여와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를 증진시켜야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 취업여성의 이중노동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여성개발원이 내놓은 논문을 보면, 우리나라 전업주부 한 사람의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월 111만원, 연간 1337만원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전업주부 전체 가사노동의 가치는 연간 약 21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28%에 이르렀다. 가사노동의 월 가치를 연령별로 보면 20대 119만원, 30대 167만원, 50대 92만원, 60대 60만원이었다. 아이와 노인 등 가족을 부양하는 ‘돌봄 노동’의 가치는 국내총생산의 5.5%인 42조6587억원이었다.

◇ 한국인, 공부도 봉사도 24살 때까지만=우리나라 성인들의 하루 학습시간은 13분으로, 미국(29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연령별로는 15~24살 연령층의 하루 학습시간이 5시간19분으로 미국(2시간9분), 독일(1시간53분)의 2배를 훨씬 넘었다. 그러나 학습기간은 25~44살 연령층에선 하루 8분, 45살 이상은 0분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15~24살 연령층의 학습시간(1시간53분)이 가장 짧은 독일은 25~44살(18분), 45~64살(6분) 등 이후 연령층의 학습시간은 3개국 가운데 가장 길었다.

우리나라의 참여·봉사 시간도 하루 5분으로 미국(27분), 독일(21분)의 5분의 1 수준이었는데, 이나마도 연령별로 보면 15~24살의 참여·봉사 시간이 하루 17분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5~44살은 3분, 45~64살, 65~74살은 각각 4분에 그쳤다. 이에 비해 미국은 15~24살의 참여·봉사도 20분으로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더 길지만, 25~44살 23분, 45~64살 24분, 65~74살 27분 등 나이가 들수록 참여·봉사 활동시간이 늘어났다.

전업주부 노동가치 월 111만원

우리나라 사람들 중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전체의 1.9%에 불과했다.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선진국들이 약 18%대인 데 견줘 매우 낮은 수치다. 순수한 자원봉사와 이웃 및 친지 돕기, 사회참여활동 등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자원봉사 노동은 연간 경제적 가치가 85조919억원으로 국내총생산의 1.1%였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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