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사망에 따른 자진사퇴 압력에 맞서오다 29일 오전 사표를 낸 허준영 경찰청장이 같은날 저녁 서울 미근동 경찰청을 떠나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후임에 최광식·이택순씨 물망
허준영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오후에 사표를 수리했다.
허 청장은 이날 오전 “농민 사망 사건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이 물러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대통령의) 통치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4면
허 청장은 농민집회에 참가했던 전용철(43)·홍덕표(68)씨가 숨진 데 대해 27일 사과를 하면서도 “저의 거취는 제가 결정한다”며 “사퇴할 뜻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는 이미 청장의 거취 문제는 청장 본인의 판단에 맡긴 바 있다”고 말했다. 최광식(56·간부후보 25기·전남 고흥 출신) 차장이 당분간 직무대행을 맡는다.
허 청장 사퇴에 따라 경찰청 부근 길거리에서 28일부터 농성을 벌이던 ‘전용철·홍덕표 농민 살해 규탄 범국민대책위’는 농성을 풀었고, “31일 서울 광화문에서 두 농민의 장례를 범국민장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다음 경찰청장으로는 최 차장과 이택순(53·행시 18회·서울) 경기경찰청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 차장은 업무 연속성 면에서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허 청장을 직접 보필했다는 점이 약점이고, 이 청장은 젊다는 게 장점이긴 하지만 조직 안정성 면에서는 불리하다”며 “우열을 가리기 힘든데, 이르면 다음주 초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김의겸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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