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전 최고위원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앞에서 외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병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울산시장 당내 경선 하차를 전제로 고베 총영사직 등 ‘다른 자리’를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진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검찰에 출석했다. 임 전 위원의 검찰에 출석하면서 “(한 수석 등으로부터) 여러 자리를 제안받기는 했지만, 어려운 (울산)지역을 지켜왔기 때문이지 불출마 조건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19일 오후 2시부터 울산지검에서 임 전 최고위원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사와 수사관을 울산지검으로 내려보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참고인의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에 검사와 수사관이 지방으로 가서 수사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번에도 울산지검에서 몇 차례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 전 최고위원은 최근 <한겨레> 등과의 인터뷰(
[단독] 임동호 “한병도 청 정무수석이 불러, 고베 총영사 자리 권유”)에서 당내 경선 시기 한병도 정무수석 등으로부터 불출마 권유와 함께 ‘다른 자리’를 제안받았다고 말해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임 전 최고위원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오랫동안 어려운 지역을 지켜왔기 때문에 많은 친구들이 이제 자리를 가야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불출마를 조건으로 자리 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임 전 위원은 한 전 수석의 ‘자리 제안’에 대해 “(오사카 총영사) 제의는 제가 한 것”이라며 “한 수석이 ‘다른 데(고베총영사)도 있는데 꼭 오사카를 가야 하냐’고 말했다. 친구로서 편안하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최고위원은 “저에 대한 걱정을 해준 친구”들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한병도 수석 등을 들었다.
검찰이 ‘자리 제안’ 보도가 나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임 전 위원을 전격적으로 소환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검찰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내 경쟁자들을 배제하기 위해 송철호 캠프와 청와대가 교감한 정황이 담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 일지를 토대로, 청와대의 지방선거 개입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위원은 지난 검찰 조사 당시 “자리 제안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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