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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회갈등 치유’ 방점 찍은 신년 특사…일부 정치인 포함 논란

등록 2019-12-30 18:45수정 2019-12-31 02:30

노동 존중·국민통합 기조 유지
노동계 숙원 한상균 전 위원장 복권
양심적 병역거부 1879명 제재 풀려
밀양송전탑·세월호 집회 관련 18명도

일부 정치인 사면 논란 자초
총선 앞 이광재·신지호·공성진 포함
‘정치인 사면권 절제’ 공약 퇴색 지적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참여여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국방부가 발표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군인권센터, 참여여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국방부가 발표한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1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세번째 이뤄지는 특별사면의 방점은 ‘사회 갈등 극복’에 찍혔다. 이번 사면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자격 제한이 풀리고, 노동계의 숙원이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특별복권이 이뤄졌다. 하지만 앞선 두차례 특별사면에서 자제돼온 정치인에 대한 사면·복권이 다수 이뤄지면서,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공약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면에서는 역대 특사 중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면 병역법에서 처벌의 예외 사유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시민사회에서는 형을 마치고 출소한 이후에도 5년 동안 공무원 등 일부 자격시험에 제한을 받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특별사면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해 10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시민사회계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특별사면이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임재성 변호사는 “이번 특별사면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단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병역거부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20대 청년들이 그동안 겪어왔던 부당한 불이익을 교정하는 조처인데,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단이 이미 지난해에 나왔기 때문에 좀더 빠르게 이뤄졌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밀양 송전탑과 세월호 집회 등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18명이 이번에 사면·복권된 점도 눈에 띈다. 정부는 지난 3·1절 특별사면에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집회 참가자 등 107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사면을 통한 ‘사회적 치유’ 기조가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사면은 2017년 11월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까지 나서서 우리 정부에 권고하는 등 노동계의 숙원이었다. 법무부는 이번 복권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화합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등 기업체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들이 이번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되면서, ‘중대 부패범죄의 사면을 제한하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공약이 퇴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자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법무부는 “이 전 지사 등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됐다. 공약한 5대 부패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궁색한 형식논리’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전 지사는 2011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만5천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선거사범에 대한 사면·복권도 정치인에 대한 사면권 행사를 절제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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