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발 묶인 우한·후베이성 교민들 “전세기 타러 공항까진 어떻게 가나”

등록 2020-01-29 16:36수정 2020-01-29 21:27

“시내 이동 금지돼 택시도 거부”
총영사관에 교통편 문의 쏟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꼽힌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한국 교민들의 철수를 위해 정부가 전세기 4편을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우한과 우한 인근 지역에 발이 묶인 교민들은 전세기가 도착할 톈허국제공항으로 가는 교통편을 찾느라 혼란을 겪고 있다. 우한은 29일 현재 시내 대중교통 운영이 중단됐고, 고속도로와 일반도로가 모두 봉쇄됐으며, 택시 이동도 어려운 상태다.

정부는 지난 28일 우한에 있는 한국 교민들의 철수를 위해 30~31일 이틀간 전세기 4편을 급파하겠다고 밝혔다. 우한과 주변 지역 교민 700여명이 탑승 신청을 했다.

이날 우한 현지교민들이 모인 ‘호복성 한인회’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는 톈허국제공항으로 이동할 방법을 묻는 교민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주우한총영사관 관계자는 대화방에서 교민들에게 △영사관·장한대학·우한대학·광구 등 4개 거점에 집결해 공항까지 셔틀버스로 이동 △우한시내 지역에서 버스 등 단체로 공항까지 이동 △우한시내 지역에서 승용차나 택시로 공항 톨게이트까지 이동해 영사관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우한시외 지역에서 공항으로 오는 교민들에게는 “교통편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고려해 가장 마지막 비행편으로 배정할 예정이며 통행 허가 요청 공문을 후베이성, 외사판공실, 후베이성 공안청, 우한시 외사판공실, 우한시 공안국 등에 보내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 끊긴 데다 택시마저 이동을 꺼려, 우한시내 교민들은 공항이나 집결지까지 이동할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교민은 “동시후구역에서 영사관 집결지로 이동할 예정인데 외곽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게 금지되어 있어 택시들이 이동을 꺼린다. 통행증을 소지하면 (우한 중심지인) 한커우 시내로 진입이 가능하냐”고 영사관 쪽에 물었다. 다른 교민들도 “차량을 신청해 통행증이 나오면 공항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집결지로 가야 하는 거냐”, “차량 정보를 영사관에 올렸는데 아직 답이 없다”고 질문을 던졌다.

우한시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들의 상황은 더 막막하다. 대화방에 영사관의 공지가 올라온 뒤 우한에서 북서쪽으로 70㎞ 정도 떨어져 있는 샤오간시 안루 지역에 머물고 있다는 한 교민은 “난 승용 택시를 구하긴 했는데 우한까지 다들 안 가려고 해 잘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민도 얼마 뒤 “택시기사가 방금 안 간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하며 좌절했다. 역시 우한에서 북서쪽으로 450㎞ 정도 떨어진 스옌시에 거주 중이라는 다른 교민은 “스옌에 저를 포함해 세명이 있는데 이 가운데 한명이 전세기 접수를 했다. 하지만 우한으로 가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라며 “동행 가능하거나 정보가 있다면 도움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동 경로 곳곳이 막힌 데다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세기도 못 타고 거주 지역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면 어떡하냐는 우려도 나왔다.

한편, 정부가 중국인들의 경우 교민의 가족이라고 해도 송환을 거부하면서 중국인과 결혼한 일부 교민은 안타까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중국 당국이 중국인 출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중국인 송환을 거부한 이유를 밝히고 있지만, 좀 더 협상을 진행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인 가족이 있는 교민들은 총영사관 쪽에 “아직도 한인 가족 중 중국 국적자는 못 가는 거냐”고 거듭 되묻기도 했다.

이 때문에 쏟아지는 요구들에 대응할 총영사관 직원들을 좀 더 파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우한총영사관에서는 9명의 직원이, 호복성 한인회 사무국 쪽에서는 1명의 직원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인회 직원은 대화방에서 “현재 우한총영사관은 아무런 지원 없이 9명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고 한인회에서는 저 혼자 업무를 보고 있다. 영사관과 한인회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