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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3번째 환자 지나간 마포 ‘연쇄 휴업’…맞벌이 부모들 “돌봄 걱정”

등록 2020-02-08 16:28수정 2020-02-08 17:04

맞벌이 부부들 밀집한 지역…학교·학원 휴업에 부모들 발 동동
“휴가는 눈치보이고, 돌봄교실은 불안…장기화될까 걱정”
지난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임시휴점에 들어간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방문으로 인한 임시휴점에 들어간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23번째 확진자(57·중국인 여성)가 서울 마포구의 대형마트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인근 초등학교와 유치원, 학원들이 잇따라 임시 휴업을 결정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심 지역인 만큼 감염에 대한 불안 이상으로 부모들의 ‘돌봄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돌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에서 23번째 확진자가 이마트 마포공덕점을 방문했다는 게 확인되자 마포구 소재 초등학교와 유치원 10여곳이 즉각 임시휴업 결정을 내렸다. 마포구 신수동의 신석초등학교는 앞서 7일 학부모들에게 보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예방을 위한 휴업 안내’ 가정통신문에서 “본교가 23번 확진자 이동 동선(이마트 공덕점)에 근접함에 따라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마포초, 공덕초 등도 7일 ‘10일부터 임시휴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 마포구의 신석초등학교 누리집에 올라온 가정통신문. 신석초등학교 누리집 갈무리.
서울 마포구의 신석초등학교 누리집에 올라온 가정통신문. 신석초등학교 누리집 갈무리.

학교와 유치원들의 휴업에 맞춰 인근 학원들까지 휴원에 들어가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마포초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황아무개(39)씨는 “다음 주 월~수요일 휴업하는 걸 7일 저녁에 통보받았는데 업무 일정이 있어 휴가를 쓰기도 어려운 터라 부모님께 급히 아이를 돌봐달라고 손을 벌렸다”며 “나는 부모님과 가까이에 살아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처지지만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전혀 손을 못 쓸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학원들도 휴원을 한다는 문자가 왔다. 3월 개학도 미뤄지고 휴업이 길어지면 정말 대책이 없다”고 걱정했다.

마포에서 맞벌이를 하며 6살 아이를 키우는 박아무개(34)씨도 “유치원이 아직 휴업하진 않았지만, 인근 초등학교들이 다 휴업해서 조만간 휴업하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금융권에서 일해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환경이라 답이 없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돌봄에 대한 불안이 두루 공유되고 있다. 마포주민이 이용하는 네이버의 한 카페에 올라온 ‘휴교, 휴원하면 워킹맘은 어쩌나요’라는 제목의 글엔 “아이들을 위한 조치라는 것은 알지만, 특히 워킹맘은 어떻게 애를 돌봐야 할지 답답하다. (그렇지 않아도) 회사 눈치 보며 다니는데 갑자기 휴가를 몽땅 몰아 써야 할지, 금방 끝날 상황도 아니라 걱정이다”라는 맞벌이 부모의 갑갑한 심경이 담겼다.

그렇다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학교나 유치원에서 휴업기간에도 돌봄이 필요한 경우 아이를 맡아주긴 하지만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다. 공덕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서아무개(37)씨는 “휴가를 못 낼 경우 기존에 운영하던 돌봄교실을 보내야 할 것 같지만, 감염병 우려도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는 것도 찝찝한 기분이 든다. 고육지책으로 주변의 맞벌이 부부들끼리 돌아가면서 휴가를 내고 아이를 맡는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6살 아이를 둔 박씨도 “유치원에 돌봄교실이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감염에 불안한 부분들이 있어서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학부모들의 우려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쪽은 “돌봄교실의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신뢰를 부탁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실 내에서 소독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침을 보냈다. 체온계나 마스크 등 방역물품들도 구비해둔 상태다. 발열 등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각 교육지원청과 보건소가 긴밀히 연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중국 우한에서 관광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한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던 23번째 확진자는 증상 발현 하루 전인 2일부터 6일 확진을 받고 국립중앙의료원에 이송되기 전까지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마포구 이마트 마포공덕점, 서대문구 숙소 등 도심 지역 곳곳을 오간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마포공덕점, 프레지던트 호텔은 7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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