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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80대 치매 할머니 폭행한 요양보호사…동료들은 ‘본체만체’

등록 2020-02-11 14:51수정 2020-02-12 02:40

경북 구미 ㄱ요양원, “폭행 사실 인정…관련 기관에 자진 신고해”
7일 오전 7시께 경북 구미의 ㄱ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이아무개(87)할머니의 얼굴을 손으로 치는 듯한 장면. 시시티브이(CCTV) 영상 갈무리. 이 할머니 가족 제공.
7일 오전 7시께 경북 구미의 ㄱ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이아무개(87)할머니의 얼굴을 손으로 치는 듯한 장면. 시시티브이(CCTV) 영상 갈무리. 이 할머니 가족 제공.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에게 손등과 정강이 등을 맞았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할머니가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요양원의 다른 직원들이 별다른 후속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11일 경찰과 ㄱ요양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북 구미의 ㄱ요양원에 입원 중인 이아무개(87) 할머니의 가족은 지난 7일 요양원의 요양보호사 ㄴ씨에게 이 할머니가 폭행을 당했다고 보고 경찰에 피해를 신고했다. 실제로 이 할머니의 가족이 <한겨레>에 제공한 시시티브이(CCTV) 영상을 보면, ㄴ씨가 앞서 7일 오전 7시20분께 요양원 로비 의자에 앉아있는 이 할머니의 왼팔을 강하게 잡아끌고 이 할머니가 이를 거부하자 오른팔로 할머니의 얼굴을 치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다. ㄴ씨가 시시티브이를 등지고 있어 할머니를 폭행하는 장면은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ㄴ씨가 팔을 휘두르자 왜소한 체구의 이 할머니가 뒤로 넘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에도 ㄴ씨는 물휴지로 바닥을 닦다가 이 할머니의 정강이를 손으로 치고 할머니의 왼손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치매 4급 판정을 받은 이 할머니는 1년 전부터 ㄱ요양원에 입원중이었다. 이 할머니는 이후 왼손 손등과 오른 정강이에 멍이 드는 등 병원에서 전치2주의 진단을 받았다.

7일 경북 구미의 ㄱ요양원에 입원 중인 이아무개(87) 할머니가 요양보호사의 폭행으로 왼쪽 손등에 멍이 들어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이 할머니 가족 제공.
7일 경북 구미의 ㄱ요양원에 입원 중인 이아무개(87) 할머니가 요양보호사의 폭행으로 왼쪽 손등에 멍이 들어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이 할머니 가족 제공.

가족들은 다른 요양보호사들이 이를 외면한 데 더욱 분노했다. 시시티브이 영상을 보면, 이 할머니가 피해 직후 로비에서 울고 있는 걸 보고도 다른 요양보호사가 지나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 할머니의 손자 심아무개(35)씨는 “때린 사람도 때린 사람이지만, 다른 이들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가버린 게 너무나도 화가 났다. 이런 식이면 어떻게 요양원에 가족을 믿고 맡기겠나”라고 말했다.

ㄱ요양원 쪽은 요양보호사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7일 오전 10시30분께 가족들에게 “할머니가 요양사와 실랑이를 하다 손등에 멍이 들었다”며 이 사실을 통보하고 관련 기관에 자진신고한 것도 요양원 쪽이다. 요양원 쪽은 피해가 확인된 직후 해당 요양보호사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ㄱ요양원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건 발생 날인 7일 직원 폭행 및 학대 의심 상황을 인지해서 경북서남부 노인전문보호기관 및 구미시청에 자진신고를 했고 조사에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답했다. 가족들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구미경찰서는 “사건이 접수돼서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피해자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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