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병원에 붙은 항의문.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 의료진들이 자원해서 몰려들고 있지만, 정작 현장의 의료진들은 감염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방호장비조차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채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는 26일 오전 11시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일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장투석실 간호사가 (코로나19 감염이) 확진됐는데, 확진 당사자만 격리하고 투석실 방역도, 밀접접촉자 격리도 없이 다음날 투석을 진행했다. 이후 25일 3명의 투석환자가 확진됐다”며 “이 병원에 몇 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더 있다고 소문이 돌고 있지만 파악이 되지 않는다. 병원에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직원들은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대회의는 이 병원이 100개의 코로나19 전담 병상을 운영할 예정이지만, 직원들에게 공식 통보나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6일 오후부터 코로나19 확진자를 입원시킨다고 하지만 직원들은 코로나 확진자를 누가 담당하는지, 어떻게 운영하는지, 감염환자 관리에 대한 어떠한 교육도 없이 걱정만 하고 있다”며 “대구가톨릭대병원엔 컨트롤타워가 없다. 환자와 직원이 안심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전담 병상 운영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가톨릭대병원 쪽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0일 간호사의 확진 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침에 따라 조치했고, 본원 상황을 교직원들에게 오늘까지 6회 공지했다. 방대본의 위험도 평가 등에 따라 정상 운영했다”고 반박했다.
26일 오전 한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잠시 없는 사이 창밖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군부대나 대구 지역으로 파견 간 공중보건의나 군의관 등이 방역물품이 부족한 상태에서 최소한의 휴게시간조차 없이 진료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승국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는 이날 <한겨레>에 “적절한 방호장비가 없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마스크가 없거나, 일반 가운을 입고 진료를 보다 의료진이 감염되면 다른 환자도 옮게 된다.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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