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생생물 5만2600여 종의 이름이 공개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은 28일 ‘국가 생물자원 종합목록 사업’으로 확인한 우리나라 자생생물 종 5만2628종을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생물자원관은 1996년부터 해마다 우리나라에 사는 자생종을 조사해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801종을 목록에 추가했다.
한국나무벌(왼쪽)과 꼬마휜횡극모충.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번에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인한 신종은 446종이다. 이 중 ‘한국나무벌’은 벌의 한 종류로 유충 시절 식물의 줄기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사는 것이 특징이다. 단세포 생물(원생생물계)인 꼬마휜횡극모충도 최근 새로 발견된 것이다.
또 다른 신종인 황줄꽃무지, 유로말루스 코레아누, 트리코더마 코리아눔 등은 학명에 ‘코리아(Korea)’를 덧붙여 우리 것임을 강조했다. 딱정벌레목인 황줄꽃무지는 성충 시기 꽃가루를 주로 먹는 곤충(꽃무지과)이다. 유로말루스 코레아누스는 딱정벌레목의 풍뎅이붙이의 곤충으로 파리 유충을 먹는다. 트리코더마 코리아눔은 송이가 나는 소나무 뿌리에서 새로 발견된 균주로 송이 균사의 생장을 촉진한다.
황줄꽃무지(위)와 트리코더마 코리아눔.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참닻꽃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재발견한 사례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관리하던 ‘닻꽃’의 유전자를 지난해 5월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새로운 종으로 밝혀져 ‘참닻꽃’으로 이름을 바꿨다. 용담과의 한두해살이 식물인 ‘닻꽃’은 중국, 러시아, 몽골, 중국, 일본 등에 분포한다.
나머지 1135종은 미기록종(다른 나라에 분포하는 것은 이미 알려졌으나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기록되는 종)이다. 이 중 부들목(꽃이 피는 외떡잎식물)인 조선흑삼릉은 물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지금까지 국내 분포 여부가 불확실했으나 이번에 서식이 확인됐다. 유럽, 아프리카, 호주 등에만 분포하는 것을 알려진 ‘적갈색따오기’(황새목 저어새과)도 제주도에서 발견돼 자생종으로 추가됐다. 바다민달팽이의 일종인 ‘동공날씬이갯민숭이붙이’도 최근 국내 서식이 확인됐다.
조선흑삼릉(왼쪽 위), 적갈색따오기(왼쪽 아래), 동공날씬이갯민숭이붙이(오른쪽).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번에 바뀐 국가생물종목록은 ‘국가생물다양성 정보 공유체계(kbr.go.kr)’과 ‘한반도의 생물다양성(species.nibr.go.kr)’ 누리집에서 2월 말부터 파일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