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들이 불량 마스크 65만여장을 수거해 케이에프(KF)94 마스크로 둔갑시키기 위해 쌓아둔 모습. 송파경찰서 제공
폐기물 업체로부터 불량 마스크 65만여장을 수거해 케이에프(KF)94 마스크로 탈바꿈한 뒤 납품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이 가운데 15만장을 시중에 유통시켜 약 11억5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불량 마스크 65만여장을 케이에프94 마스크인 것처럼 속여 재포장한 뒤 중국인 무역업자 2명 등 피해자 3명에게 납품한 폐기업체 직원 등 일당 8명을 약사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검거해 이 가운데 50대 남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스크 생산 업체에서 마스크를 만들다가 끈, 코 부분, 부직포 등에 불량이 있어서 폐기물 업체에 넘긴 마스크를 피의자들이 빼돌려 케이에프94 마스크인 것처럼 포장해 납품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피의자들은 폐기용 마스크의 수거‧공급책, 분류책, 수금책, 케이에프94 마스크로 둔갑시키는 포장책 등으로 각각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마스크 제조업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제조·유통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던 중 피해자 중 1명이 “납품받은 마스크에 불량이 너무 많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피의자들의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불량 마스크 1만장 정도가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수거한 폐기용 마스크 30만7000여장과 이를 케이에프94 마스크로 둔갑시킨 완제품 등을 압수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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